[사라정의 마케팅스토리] 쉐이크 쉑 버거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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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2   |  발행일 2018-06-22 제41면   |  수정 2019-03-20
90초 서비스 햄버거가 아닌 신선함·건강함·즐거운 경험…뉴요커 마음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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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의 왕 ‘버거킹’, 그리고 패스트푸드 90초 서비스 ‘맥도날드’도 아니다. 기존 햄버거 공식을 깨버린 신흥 브랜드가 나타났다. 미국 뉴욕의 명물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 쉑(Shake Shack·이하 쉑쉑) 버거’다. 뉴욕에서 줄 서서 사 먹어야 하는 음식관광 코스 메뉴 중 하나다. 세계 120개 매장 중 한국 강남점은 하루 3천~3천500개의 버거가 꾸준히 판매된다. 단일 매장 기준으로 매출 1위. 16년 만에 총매출액이 1조 4천700억원으로 성장했다.

햄버거는 뉴요커에겐 우리의 컵라면 같은 거다. 쉑쉑의 시작은 뉴욕대 앞 매점 핫도그 카트로 출발했다. 9가지 토핑, 그리고 손님별 취향을 기억하는 버거였다. 이건 훌륭한 음식도 아닌, 친절한 서비스도 아닌, 멋진 디자인도 아닌 단지 ‘쉑쉑’을 경험하기 위해 오는 모든 고객에게 경험 서비스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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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문화적 경험을 결부시킨 미국 뉴욕의 다크호스 버거 브랜드 ‘쉐이크 쉑’.

창업자이자 미국 외식기업그룹 USHG 회장인 대니 마이어. “살다보면 제일 간단한 게 가장 어려울 때가 있다. 누구나 아는 햄버거지만 우린 가장 맛있게, 행복한 경험으로 만들어낸다”고 했다. 그의 경영철학의 키워드는 ‘환대(Hospitality)’. “사람들에게 즐거운 테이블을 마련해 대접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렸을 적 우리 집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이웃과 친척들을 초대해 즐겁게 식사했던 경험이 사업의 소중한 밑천이 되었다.”

그는 1985년 맨해튼 유니언스퀘어 카페 오픈을 시작으로 뉴욕의 유명한 미술관인 모마(MOMA)와 휘트니(Whitney)에도 레스토랑을 열었다. 음식과 문화를 접목한 것이다. 돈 이상으로 사회적 사명감도 중시한다. 뉴욕의 위험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예술가의 그림을 전시했다. 그때 자기 상품을 끼워 팔았다. 놀랍게도 시간이 갈수록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조그만 핫도그 스탠드는 작은 키오스크(Kiosk·매점) 형태로 변경됐다. 이것이 ‘쉑쉑 1호점’이다.

지난 60년간의 햄버거 역사는 속도가 핵심이었다. 그런데 속도의 햄버거에서 벗어나 햄버거에 문화와 경험적 요소를 결부시킨다. 그 주인공이 마이어다. 쉑쉑은 ‘신선함, 건강함, 즐거운 경험’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삼았다.

쉑쉑은 지역 농민들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건강한 채소와 토마토를 재배하도록 권장했다. 패티는 100% 무항생제로 그날 아침 바로 도축된 소고기로 만든다. 신선함과 신속함이 건강과 맛을 따지는 뉴요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먹기 위해 오는 게 아니라 ‘경험하기 위해’ 쉑쉑으로 몰려오게 한 또다른 감성마케팅이었다.

커피인코나무역 대표 sarahjung4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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