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 ‘선과 악’ 경쾌한 음악으로 풀다

  • 최미애
  • |
  • 입력 2018-06-25   |  발행일 2018-06-25 제26면   |  수정 2018-06-25
■ 딤프 개막작 ‘메피스토’리뷰
메피스토·파우스트 배역설정 눈길
화려한 군무와 노래 돋보인 앙상블
일부 헐거운 구조·자막 ‘옥에 티’
인간의 본성 ‘선과 악’ 경쾌한 음악으로 풀다
지난 22~24일 제12회 딤프 개막작으로 선보인 체코 뮤지컬 ‘메피스토’의 한 장면. <딤프 제공>

괴테의 ‘파우스트’가 이렇게 즐거운 이야기였나. 지난 22일 첫선을 보인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딤프) 개막작 ‘메피스토’는 파우스트가 다루는 인간의 본성, 선과 악에 대한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경쾌한 음악으로 풀어냈다.

‘메피스토’는 신과 악마가 나누는 인간에 대한 대화, 메피스토와 파우스트의 대결을 통해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에게 젊음을 주는 대가로 영혼을 요구하는 이야기는 원작의 흐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결말은 원작과 다소 다르다.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의 영혼을 얻는 데 실패하고, 다른 여러 사람의 영혼을 가져가려는 순간 악마 루시퍼가 이를 저지한다.

철학적인 주제에다 공연 시간도 2시간이 훌쩍 넘어가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2명의 배우가 메피스토와 파우스트라는 2가지 역할을 오가며 연기하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노인 파우스트가 젊음을 되찾게 되었을 때 청년 모습의 메피스토가 파우스트를 연기하는 식이다. 그때마다 두 배우는 각 역할에 맞는 연기를 보여줬다. 신과 악마 루시퍼의 대화 장면은 역할과 어울리는 안무와 강렬한 영상으로 표현해 기억에 남았다. 앙상블이 대거 등장해 선보이는 화려한 군무와 노래도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였다.

원작인 ‘파우스트’가 국내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피스토’에 관객이 몰입할 수 있었던 힘은 음악에서 나왔다.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선보여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면 작품에 담긴 철학적인 주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부 헐거운 이야기 구조는 아쉽다. 젊어진 파우스트가 마르그리트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다소 급박하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공연 중간중간 장면 연결이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첫 공연이기 때문인지 자막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