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김 경위, 마을 어르신 부모 돌보듯 해”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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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9   |  발행일 2018-07-09 제8면   |  수정 2018-07-09
■ 조현병 의심 환자 흉기 난동
“성실한 모범경찰로 칭송 받아와
경찰 내서도 책임감 뛰어난 직원”

[영양] 8일 조현병 의심 환자의 흉기 난동에 숨진 김모 경위(51·영양경찰서 영양파출소)는 항상 업무에 성실하고 모범을 보여온 경찰관으로 칭송 받아왔다. 그래서 이날 동료 경찰관의 슬픔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199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이후 올해로 26년째 베테랑인 김 경위는 평소 ‘영양 등 시골경찰서에서 근무해 보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올 1월 안동경찰서에서 영양경찰서로 자진 지원해 옮겨 왔다. 영양파출소에 자리 잡은 김 경위는 지난해 7월 먼저 와 있던 오모 경위와 같은 팀을 이뤄 치안활동을 펼쳐왔다. 이날도 함께 출동한 오 경위가 A씨(42)가 던진 둔기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자 반사적으로 피의자에게 덤벼들어 체포하려다 변을 당했다.

동료들은 김 경위에 대해 ‘시간 개념’이 철두철미한, 말 그대로 ‘주민 안전을 몸소 실천한 경찰관’이라고 전했다. 김 경위는 출근 시간 한 번 늦은 적도 없고 맡은 근무시간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치 않았다. 그는 자신이 꿈꿔온 농촌마을 경찰 생활에 최선을 다했다. 마을 어르신에 대해서도 부모를 돌보는 마음으로 대했다. 영양경찰서 천상필 경무과장은 “숨진 김 경위는 경찰서 내에서도 책임감이 뛰어난 직원이었다. 영양읍 치안을 책임지면서 야간 취약시간대 철저한 순찰활동으로 근무 이후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치 않을 만큼 우수했다”면서 “경찰서 각종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경찰애’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았다. 김 경위 덕분에 담배를 끊은 직원도 있었다. 만취한 주민들을 귀가시키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황규식 영양파출소장은 “동료들과 식사할 때도 비용을 부담할 때가 많았다. 직원 상호 간 친화감이 뛰어나 누구나 좋아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남매를 둔 그는 평소 “올바른 사람이 되자”고 자녀교육에 힘써왔다. 화원을 운영하는 부인과 이웃이 부러워할 정도로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인근 주민들은 김 경위가 사복차림일 땐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직원들은 김 경위 사망 소식에 모두 깊은 슬픔에 잠겼다. 휴일인 데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출근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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