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에 밀린 민주…대구 원구성 ‘민의 왜곡’ 심각
달서구의회 뺀 7곳 의장·부의장 14명 중 11명 차지 ‘타협·통합 실종’
상임위장서도 확정된 14명 중 10명…“여론 무시 밥그릇 사수 혈안”
대구 8개 구·군의회에 따르면 지역 기초의회 의장·부의장 자리는 각 8석이고 상임위원장은 총 25석이다. 달서구의회를 제외한 의장단 선거결과 한국당은 의장 7석 중 6석(86%), 부의장은 7석 중 5석(71%)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수성구의회 김희섭 의장, 서구의회 오세광 부의장, 동구의회 노남옥 부의장이 선출됐을 뿐이다. 의장단 14석 중 3석(21%)만 건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9일까지 선출이 완료된 상임위원장 14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3명(21.4%)에 불과하지만, 한국당은 10명(71%)에 달했다. 나머지 1명은 무소속 김종일 서구의원이다. 아직 배분이 완료되지 않은 동구·북구·달서구의회도 조만간 상임위원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한국당 독식은 이어질 전망이다. 또 의장·부의장이 모두 한국당 소속인 달성군의회는 상임위원회 구성을 아예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한 기초의원은 “한국당 소속 구의원들이 장(長) 자리에 연연하면서 제대로 된 정무적 판단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의회 구성이 기존 일당 독점에서 양당제 형태로 바뀌었지만 겉으로만 ‘협치’를 내세우고 실제로는 자기 식구 밥그릇 챙기기에 연연하는 모양새”라며 “이번 전반기에는 다수결 논리로 한국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독식했지만 2년 뒤 후반기 의장단·상임위원장 선출 때는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한 사회단체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아직도 옛날 화려했던 보수당 전성기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제는 협치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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