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남구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까지 5자리 싹쓸이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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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0   |  발행일 2018-07-10 제5면   |  수정 2018-07-10
‘협치 대신 독식’ 대구 기초의회
북구의회도 의장단 선출 갈등
민주 소속의원 일정 ‘보이콧’
수성구는 민주 소속 의장 뽑혀
상임위원장도 반반씩 선출돼
한국당, 남구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까지 5자리 싹쓸이

62 대 50.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대구지역 기초의회 의석 수다. 74 대 12의 성적표를 받았던 4년 전과 비교하면 민주당은 무려 38석(증가율 316%)이나 증가한 반면, 한국당은 12석(감소율 16.2%)이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민주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소속 의장 배출은 수성구의회가 유일하다. 수성구의회는 지난 5일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구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열린 임시회에서 민주당 소속의 김희섭 구의원은 의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찬성 16표(기권 3표·무효 1표)를 얻어 당선됐다. 부의장에는 역시 단독출마한 한국당 최진태 구의원이 찬성 19표(기권 1표)를 얻어 당선됐다. 상임위원장 네 자리도 민주당·한국당이 각각 두 자리씩 골고루 나눠 가졌다.

반면 24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구의원을 3명이나 배출한 남구의회는 ‘협치’ 대신 ‘독식’을 택했다. 지난 6일 열린 임시회에서 한국당 구의원들이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총 5자리를 모두 싹쓸이했다. 의장에는 홍대환 구의원이 5표로 당선됐고, 부의장 선거에서도 역시 5표를 얻은 이정숙 구의원이 민주당 이정현 구의원을 2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공교롭게도 개표에서 홍 의장과 이 부의장이 얻은 표수는 남구의회 한국당 구의원 수와 같다. 세 자리의 상임위원장도 각각 한국당 최영희·이희주·권은정 구의원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모두 초선이다.

이날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이정현 구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에서 “부의장 한 자리를 요청하고, 한국당 구의원들에게 협치를 요구해 왔다. 관례상 재선 의원이 맡는 거라고는 하지만 국회도 다수당 제1당이 의장, 제2당이 부의장을 맡는다”며 “더군다나 민주당 의원에게 37.5%의 지지를 보내준 남구 구민의 뜻을 보더라도 이는 합리적 요구다. 결국 민심을 무시하고 개인과 당만 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구의회는 의장단 선출 갈등이 의정 파행(영남일보 7월7일자 6면 보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이 의장·부의장을 독차지한 가운데 상임위원장 네 자리 중 이미 두자리도 차지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북구의원들은 지난 6일 북구청 입구에서 한국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상임위원장 선출 일정을 모두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김지연 북구의원은 “의회 내 양당구도 형성으로 협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짬짜미·밀실정치 등 과거 관행을 답습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오는 13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당내에서 어떻게 대응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야합 정치가 아닌 주민 뜻을 반영할 수 있는 구의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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