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원 이전 갈등’ 대구 vs 경북 정치권으로 확전 양상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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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1 07:06  |  수정 2018-07-11 08:19  |  발행일 2018-07-11 제2면
구미갑 백승주 국회의원 성명 발표
“대구 지역이기주의 행정” “궤변”
권영진 시장 인터뷰 조목조목 비난
“해평 취수장 지역구도 아닌데 의외”
지역 정치인, 향후 개입 여부 촉각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둘러싼 대구시와 구미시 간 갈등이 지역 정치권으로 확전되는 모양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취수원 구미 이전 의지를 밝힌 데 대해 구미지역의 백승주 국회의원(구미갑)이 ‘지역이기주의 행정’ ‘궤변’이란 표현을 써가며 권 시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백 의원은 10일 성명을 내고 “권 시장이 대구시 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은 구미 시민의 생활권 보장은 안중에도 없고 대구 시민의 권익만 챙기겠다는 전형적인 지역이기주의 행정”이라며 “대한민국의 산업 근대화를 이끈 구미산단을 낙동강 오염원으로 낙인찍는 정치적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 시장이 주장하는 ‘이익 공동체’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모든 피해는 구미 시민이 감당하고, 대구 시민은 이런 피해를 정서적으로 이해해준다는 것이 무슨 궤변인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앞서 권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구는 구미산단에서 흘러나온 유해화합물 탓에 수돗물 파동을 여러 번 겪었다”면서 “확실한 대책은 대구 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구미 시민은 대구 시민의 절박한 마음을 헤아려주고, 반대로 대구시민 역시 재산상의 손해를 보는 구미 시민을 정서적으로 배려하는 이익공동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의 민감한 현안을 놓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을 비난하며 적극 개입함에 따라 향후 취수원 이전의 전개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간 민간위원회와 해당 지자체장들이 만나 협의하고 접점을 모색해 왔는데, 지역구 의원이 단독으로 성명을 낸 것은 의외”라며 “해평취수장이 위치한 지역 의원인 장석춘 의원(구미을)뿐 아니라 대구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 때문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임에도 백 의원이 대외적으로 비난성명을 내며 지역 간 입장차를 부각한 점은 오히려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장 하반기 국회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물 문제를 다루는 환경노동위에 대구 의원들 중 희망자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당초 ‘희망 현황’에선 대구 의원들 중 환노위 희망자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북에선 장석춘 의원이 환노위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나 구미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구 정치권에 따르면 환노위 희망자가 없을 경우 당초 국토교통위를 신청했던 김상훈 시당위원장이 입장을 바꿔 환노위로 선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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