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혁신비대위원장 인선 작업이 곡절을 겪고 있다. 10일 일부 언론에 3배수로 압축된 명단이 보도되자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오보’라며 부인하고 나섰으나 최종 인선이 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상 오보”라면서 “110~120명의 훌륭한 분들이 준비위에서 논의할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대위 위원장 후보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향후 후보군 압축 작업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한 뒤, 12일로 예정된 의총에서 의원들 주문사항을 먼저 듣고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후보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고 어떤 방향, 그동안 주로 해온 일,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을 의원들이 정리해 주면 그 부분에 가장 적합한 분이 우리가 가진 명단 속에 있느냐를 교집합시켜서 최종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언론에 거명된 3인 중에서 최종 후보가 나올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김형오 전 의장, 김황식 전 총리가 직·간접적으로 비대위원장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김병준 전 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진보 인사로 분류되면서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는 등 보수 진영과도 교감할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최근 김 전 부총리를 만나 의사를 타진했던 한 한국당 인사는 “김 전 부총리는 국가를 위한 마지막 봉사에 나설 생각이며, 정치가 여야 간에 균형이 잡혀 상호 견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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