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도청이전터로 신청사 가면 市예산으로 부지 매입”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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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2   |  발행일 2018-07-12 제3면   |  수정 2018-07-12
권영진 대구시장 ‘陸·水·空 혁신’ 천명
20180712
11일 대구시청 2층 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7기 취임 기자회견에서 권영진 시장이 당면한 시정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재선에 성공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11일 취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임기동안 ‘육상(시청 신청사 건립)·수상(취수원 이전)·공중전(통합신공항 건설)’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은 시민의 행복한 삶과 맞닿아 있다. 권 시장은 스스로도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내 삶을 바꾸는 시장’을 모토로 내걸고 대구혁신을 부르짖었다. 취수원 이전은 최근 수돗물 신종 유해물질(과불화화합물) 검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더 이상 해묵은 과제가 아닌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통합신공항은 그야말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관문으로, 대구의 하늘길을 세계로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인프라다. 낡고 오래된 시청사를 새롭게 짓는 일은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살리는 문제다.

◆취수원 이전…3가지 원칙

권 시장은 대구시민의 식수원을 낙동강 구미산단 상류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는 일을 3대 원칙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첫째는 ‘상호 이해와 배려의 원칙’이다. 권 시장은 우선 대구시민에게 주문했다. 해평취수장으로 인해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여 오랜 기간 재산권 침해 등 고통 속에 살아가는 구미시민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구미시민도 취수원이 구미산단 하류에 위치해 이번 과불화화합물 검출을 포함해 총 9차례에 걸쳐 먹는 물 사고를 겪으면서 심각한 불안감에 휩싸인 대구시민의 간절한 마음(취수원 이전)을 알아줄 것을 요청했다.

둘째는 ‘과학적 검증의 원칙’이다. 구미시민은 대구시민과 함께 해평취수장을 사용할 경우 상수원 보호구역이 확장돼 재산권 침해가 늘어나고, 강물이 고갈돼 수량과 수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를 객관성을 갖춘 전문기관에 의뢰·검증해 보자는 게 권 시장의 제안이다. 권 시장은 이날 “검증 결과, 만약 상수원 보호구역이 지나치게 확대되거나 수량·수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면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셋째는 ‘합당한 보상의 원칙’이다. 해평취수장을 두 지역이 함께 사용한다면 정부와 대구시 차원에서 구미시민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권 시장은 “이 3가지 원칙을 갖고, 취수원 이전 추진단을 발족해 (이전문제를) 풀겠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장들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 문제를 해결한다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신공항 건설…주무부서 역량 강화

권 시장은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방침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정부의 입장(김해신공항 확장) 변화가 없는데 굳이 논쟁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신청사 건립
부지 선정 공론화로 민의수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최종결론
도청이전터 조기 개발도 유도

취수원 이전
대구·구미 이해상충 서로 배려
수량 고갈 등 문제 과학적 검증
市·정부차원 합당한 보상 원칙

신공항 건설
시민들 통합이전 수긍해 재선
지혜롭고 강단있게 추진할 것
국방부와 함께 이전에 속도전



다만 권 시장은 통합 이전이냐 대구공항 존치냐를 두고 지역에서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선 “지난 선거에서 통합이전이 제1공약이었는데, 당선됐으니 시민이 수긍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혜롭고 강단 있게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이어 권 시장은 신공항 건설의 주무부서인 공항추진본부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방부와 함께 이전 절차를 밟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신청사 건립…민의로 결정

권 시장은 시청사를 새롭게 짓는 일은 시민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시청을 옮기는 게 아니라 청사를 새로 짓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어디에 어떤 형태로 신청사를 건립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합의를 도출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결정시기는 내년 상반기, 늦어도 내년 말 즈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사 건립은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도청 이전터 매입비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국가가 땅을 매입해 지자체의 청사를 공짜로 지어준 역사가 없다’며 북구 산격동 도청 이전터에 대구시청을 옮기지 않겠다는 각서를 대구시에 요구하고 있다. 이를 빌미로 도청 후적지 매입 예산(211억원)을 배정해 놓고도 수시배정 예산으로 돌려 각서 없이는 쓸 수 없도록 묶어 놨다.

권 시장은 “시민들이 도청 이전터에 신청사를 건립하는 데 찬성한다면 추진단을 꾸릴 것”이라며 “기재부의 우려와 의견을 존중해 도청 이전터에 시청 건립 부지는 시 예산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사 지을 땅을 국가로부터 공짜로 얻는 게 아니라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들이겠다는 의지로, 도청 이전터에 대한 조기 개발을 유도하려는 복안이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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