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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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2

조진범 문화부장
대구문화재단이 어수선하다. 대구문화재단 공모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다 위탁기관의 운영 문제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대구문화재단 공모사업과 관련한 이런 저런 논란은 어처구니가 없다. 무엇보다 대구에 소재하지도 않는 단체에 지원금을 줬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대구문화재단이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무시한 꼴이다. 대구의 한 예술인은 “한마디로 웃기는 집단이다. 이러니 맨날 욕을 먹지”라고 했다. 대구문화재단에 대한 대구 예술인들의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대구문화재단 공모사업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상당수 단체들이 “도대체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대구문화재단의 대응도 가관이다. 공모사업에 떨어져 낙담한 단체에 “심사위원에게 물어보라”며 냉담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갑질’ 행태다. 대구 문화계의 지원 단체인 대구문화재단을 향해 ‘문화권력’이라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가뜩이나 지원금을 나눠주는 대구문화재단에 잘 보여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 이렇게 윽박지르듯 대하면 주눅들게 마련이다. 혹 나중에라도 불이익을 받을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대구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갖고 예술인들을 진정으로 대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대구문화재단이 대구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기관들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현재 대구문화재단의 위탁운영 기관은 대구예술발전소를 비롯해 가창창작스튜디오, 대구문학관,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공연예술연습공간이다. 또 수창청춘맨숀을 임시로 위탁운영하고 있다. 수창청춘맨숀은 현재 정식으로 위탁기관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문화재단의 위탁운영 기관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감사’다. 단순히 산하기관에 대한 ‘군기 잡기’ 차원이 아니다. 대구 문화계로부터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위탁운영 기관과 관련, “엉망이다”라는 소리도 나온다. 대구문화재단이 임시로 위탁운영하는 수창청춘맨숀에 대해서도 대구 문화계의 불만이 높다. 대구시가 국·시비 32억원을 들여 지역 청년작가의 예술창조공간으로 조성한 곳이 수창청춘맨숀이다. 그런데 수창청춘맨숀은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 청년 예술가들의 활동이 오후 6시에 끝난다는 말이다. 대구문화재단의 근무가 오후 6시에 마치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청년 예술가들이 아무리 건의해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형적인 관료 집단의 모습이다. 대구 문화와 청년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과 배려가 아쉽기 짝이 없다. 대구시의 ‘직접 조사’는 대구문화재단이 자체 감사 기능을 잃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대구문화재단은 조직 구조상 감사팀을 꾸릴 형편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 예산이 260억원에 이르는 단체의 감사 기능이 상실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살 수 있다.

대구문화재단의 조직은 벌써부터 말이 많았다. 공모사업 논란과 관련해서도 담당 팀장이 없어 책임을 지거나 설명해줄 사람이 뚜렷하지 않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구문화재단 간부진의 문제 의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실제 대구문화재단 박영석 대표는 지난 3월 조직개편을 언급했지만 4개월이 흐른 지금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대구문화재단의 하반기 사업을 고려하면 올해 조직개편은 물 건너갔다는 소리도 새어나온다. 일부 간부들의 행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인사말’에만 신경쓰면서 직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간부가 있는가 하면, ‘예술적인(?)’ 연차 사용 기술로 ‘결재 전쟁’을 일으키는 간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대구문화재단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대구 문화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일단 간부부터다.조진범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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