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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일의 방방곡곡/길을 걷다] 백제의 고도 백마강 보며 걷는 부소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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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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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향기 품은 신록의 길위에 서다

부소산성의 신록이 우거진 숲길 트레킹 로드.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상쾌하다.
부소산성의 낙화암 정상에 있는 수려한 백화정. 고란사 뒤편 백제시대 왕들이 즐겨 마셨다는 고란약수.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정림사지 석불좌상.(위에서부터)
역사는 의식의 흐름이고, 유적의 종합 진단서다. 역사는 그것을 보는 인간이 눈을 감을 때에도 의식에서 흐르며, 유적에서 과거 시간을 찾을 수 있다. ‘잃어버린 고대왕국’이라고 흔히 말하는 백제의 숨결을 찾아 부여를 탐방한다. 신라 백제 고구려, 삼국에서 가장 먼저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백제. 박사제도를 만들어 장인을 양성하고, 중국과의 무역과 문화 교류를 통해 해양강성 국가로 눈부시게 발돋움한 백제. 그럼에도 가장 먼저 나라를 빼앗긴 백제는 그 역사와 유적마저 매우 왜곡되고 폄훼되었다. 오늘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를 탐방하여 그 역사의 진실과 실체를 찾아보고, 백제인의 의식과 유적을 체험해 보고자 한다.

부여는 백제 중흥의 땅이었다. 부여를 알기 위해 여기서 잠시 고개를 돌려 백제가 어떠한 국가인가 엿보기로 하자. BC 18년 온조가 한강 유역에 나라를 세우면서 백제의 역사는 시작된다. 이 시기를 한성백제라 부른다. 한강의 수로를 이용해 해상강국으로 웅비하던 한성백제는 AD 475년 고구려의 침입으로 국토를 크게 빼앗겼다. 이에 문주왕이 백성을 이끌고 웅진, 지금의 공주로 도읍을 옮기니, 이를 웅진백제라 불렀다. 여기서 무령왕릉은 백제의 전성시대를 연다. 하지만 그의 아들 성왕은 요새이지만 협소한 웅진의 땅에 만족하지 않았다. 성왕은 눈부신 해상강국 한성백제의 영광을 되찾기를 바랐기에, 한강처럼 큰 강과 넓은 평야가 필요했다. 그래서 백마강을 끼고 있는 사비, 지금의 부여로 천도하고 새로운 백제 시대를 연 것이다. 성왕의 꿈이 깃든 부여는 사비 백제의 수도이자 중흥의 땅이었다. 백제는 부여로 도읍을 옮긴 뒤 강성해져 더 화려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忠臣 성충·흥수·계백 모신 삼충사
백마강 품은 부소산성 반월루 올라
백제 여인들 꽃같이 몸 던진 낙화암
마지막 부르짖음 백마강 물결 만들어
죽음으로 절개지킨 여인추모 고란사
한잔 마시면 3년 젊어지는 고란약수
백마강 뱃길로 中·日 교류 해상왕국

백제 영혼과 장인정신 깃든 정림사지
수려한 美 오층석탑에 잠시 넋 놓아
고려불상 양식 특징 살려낸 석불좌상



◆부소산성 답사

먼저 아름다운 소나무와 백제의 향기가 어우러진 부소산성으로 간다. 부소산성은 사비백제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부소산문을 지나 우측의 삼충사(三忠祠)를 탐방한다. 백제가 멸망할 즈음, 나당 연합군의 침입을 예고했다가 귀양을 간 성충, 나당연합군과 전쟁에서 끝까지 싸우자고 했다가 지탄을 받은 흥수, 그리고 마지막 순간 5천 결사대를 이끌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 계백, 이 세분의 충신을 모신 사당이다. 이들의 순국에 힘입어 훗날 백제부흥운동이 일어났고, 오늘날에도 백제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다시 신록이 녹말처럼 눈으로 스며드는 트레킹 로드를 걷는다. 영일루가 나온다. 백제시대에도 이 자리에 영일대라는 누각이 있었다. 백제 임금들이 매일 아침 영일대에서 해를 맞이하며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행복을 빌었다고 한다. 사비 백제 그 새로운 태양을 꿈꾸며 맞이하던 영일대가 지금 영일루가 되어있다. 역사는 한 줄기 햇빛처럼 찬란히 빛나다가 뒤편으로 사라지는 무망한 사극 같기도 하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고, 백제의 역사가 나뭇잎처럼 팔랑거린다.

다음은 군창지다. 백제시대 군량미 창고가 있던 곳이다. 서기 660년 나당연합군을 맞아 싸우던 백제군이 퇴각하면서 군창에 불을 지른다. 적의 손에 군량미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금도 그때 불탔던 탄화미가 발견되고, 그 절박했던 백제의 마지막 소멸을 보여준다. 이제 반월루에 오른다. 백마강을 품고 있는 부소산은 강의 곡선을 따라 반달 형상이 되어 있다. 그래서 부소산성을 반월산성이라고도 한다. 부소산의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반달 모양으로 지어져서 그렇게 부른다. 이곳은 부소산성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백제 시대에는 멀리 구드래 나루에 들고 나는 외국 배들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부여 시가지가 전설의 왕국처럼 보이고 있지만.

태자숲길을 지나고 그 명성이 자자한 낙화암 정상에 선다. 낙화암은 꽃이 떨어진 바위라는 뜻이다. 나당 연합군의 침입으로 백제가 멸망할 때, 수많은 백제 여인이 여기서 백마강으로 몸을 던졌다. 그 모습이 꽃이 떨어지는 것과 같아 낙화암으로 부른다. 비루한 포로로 치욕의 삶을 살기보다 의연하게 나라의 멸망과 함께 죽음을 택한 여인들. 그들의 마지막 부르짖음이 백마강 물결을 만들어 오늘도 저렇게 출렁이는 것 같다.

이어 낙화암 아래 절벽에 있는 고란사로 간다. 고란사는 백제 멸망 때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백제 여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절이다. 고란사란 절 이름은 뒤쪽 바위틈에서 자라는 고란초에서 따온 것이다. 바위 밑에 있는 고란우물 약수를 마신다. 한 잔 마시면 3년씩 젊어진다는 고란약수는 그냥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설화 속의 찬물이다. 백제시대 왕들은 이 약수를 즐겨 마셔 궁인을 시켜 약수를 떠 오게 했는데, 고란약수임을 알도록 이곳에서만 자라는 고란초 잎을 하나씩 물동이에 띄워오게 하였다고 한다. 마침 그때, 백마강에는 쌍돛을 단 유람선이 돌아다니고 있다. 백제는 부소산 기슭을 따라 흐르는 백마강 뱃길을 통해 넓은 서해로 나아가 중국 일본 등과 교류하며 해상왕국의 이름을 널리 떨쳤다. 백마강 물 따라 흘러가버린 백제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름다운 쌍돛배가 선유하는 백마강은 한 폭의 동양화다. 이때 즈음 부소산성 답사를 마치고 입구에 있는 ‘백제의 집’에서 부여의 4대 밥(돌쌈밥, 연잎밥, 삼색밥, 사랑밥)이라는 연잎 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KBS, MBC, SBS 및 언론에 다수 출연하였다는 한국 전통 음식점이다. 식사를 마치고 정림사지로 간다.

◆정림사지 및 오층석탑과 석불좌상 답사

6세기 중엽 사비 천도와 동시에 창건되었다는 정림사지는 빼어난 미적 구도로 되어있다. 백제 문화의 특징인 찬란하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영롱하면서도 눈부시지 않는, 그저 편안하고 사람을 아예 사로잡아 버리는 백제의 영혼과 장인의 정신이 스며있는 곳이다. 동서연지와 중문지를 지나 오층석탑(국보 제9호) 앞에 선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2개의 백제석탑 가운데 하나로, 익산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과 함께 백제 석탑의 시원(始原)을 보여주고 있다. 잘 마름질한 화강 석재 149매를 짜 맞추어 올린 높이 8.33m의 탑이다. 그 수려하고 장중한 아름다움에 잠시 동안 멍청이가 된다. 자연석을 다듬어 이렇게 비례의 미를 완벽하게 이룬 조형의 솜씨에 아연하고 거듭 감탄할 뿐이다. 찬찬히 보고, 몇 차례 더 둘러본다. 더 높은 더 의미 있는 에너지가, 나의 내면에서 형언할 수 없는 심미의 희열로 분출된다. 석탑 건립에 쓴 자(尺)는 고구려 시대의 자(尺)로, 1자의 길이가 약 35㎝인 ‘고려척’이었다. 탑의 지대석 너비가 고려척으로 14척이고 그 절반인 7척이 이 탑의 기본 척도로 쓰였다. 그 증거로, 1층 탑신과 지붕돌을 합한 높이가 7척, 1층탑의 너비 역시 7척, 기단의 높이는 7척의 반인 3.5척 등으로, 말하자면 7척이 가진 등할적 원리로 이탑이 만들어졌다. 1층 탑신에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의 승전 기공문인 ‘대당 평 백제 국 비명’이 네 면에 새겨져 있다.

바로 이어 석불좌상을 탐방한다. 남원 만복사 대좌와 함께 11세기 고려불상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화강암 불상이다. 비록 고려의 기법이라 하나, 부여의 백제 영혼을 나타내는 그 형상화가 나의 의식에 촛농처럼 녹아내린다. 이번 부여 답사는 백제의 영혼과 실체가 의식으로 흘러와 새롭게 피어나는 하루를 안겨줬다.

글=김찬일 시인·대구 힐링 트레킹 회장 kc12taegu@hanmail.net

사진=김석 대우여행사 이사

☞여행정보

▶트레킹 코스: 부소산문 - 삼충사 - 영일루 - 군창지 - 반월루 - 낙화암 - 고란사 - 백제의 집(식당) - 정림사지 - 오층석탑 - 석불좌상 ▶문의: 부여 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20 ▶내비 주소: 충남 부여읍 부소로 31 ▶주위 볼거리: 능산리 고분군, 대조사, 무량사, 궁남지, 나성, 백제문화단지

고란사에서  내려다본  백마강에 유람하는 황포 돛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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