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무방비 평화의 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해야”

  • 양승진,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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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4 07:23  |  수정 2018-07-14 07:27  |  발행일 2018-07-14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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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한 학생에 의해 얼굴 부위가 훼손된 2·28기념중앙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녀상을 훼손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도 관리주체가 없어 대책 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범시민추진위원회에 따르면 2·28기념중앙공원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3월1일 세워졌다. 당시 추진위 측과 대구시, 중구청은 소녀상의 위치를 확정하지 않고 현 위치에 임시로 건립했다. 대신 빠른 시일 내 2·28기념중앙공원 내 다른 위치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2·28기념공원 앞 평화의소녀상
위치 확정않은 채로 임시건립
관리주체 없어 대책마련 불가
점용허가 작년 12월31일까지
대구시·중구청 “이전이 우선”


문제는 소녀상이 임시로 건립된 상태라 관리와 관련된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관리주체가 없다 보니 소녀상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실제 소녀상은 최근 들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한 중학생이 돌로 소녀상을 내려쳐 왼쪽 얼굴 부위 등이 훼손된 상태다. 추진위는 지난 12일 소녀상을 훼손한 A군(16)을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해에는 한 남성이 소녀상에 입맞춤을 하려는 듯한 사진이 SNS상에 게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추진위 측은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찬 추진위 사무국장은 “지난해 건립을 추진할 때는 소녀상의 위치가 2·28공원 부지가 아니라서 일시점용허가를 받고 임시로 건립했다”며 “최근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위치도 2·28공원 부지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조속히 소녀상을 공공지형물로 지정하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녀상은 지난 3월 기준 대구 4곳(2·28공원·대구여상·효성여고·경신고)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모두 101곳에 세워져 있다. 이 가운데 공공조형물로 지정된 건 서울시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등 12개(지난 1월 기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중구청은 소녀상의 이전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소녀상 일시점용 허가는 지난해 12월31일까지였다. 공원 내 이전 등이 이뤄져야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도 “지난해 소녀상 건립을 급하게 추진하면서 사후 관리 등에 대해 추진위와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못했다”며 “소녀상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공공조형물 지정 등은 우선 2·28공원 내 부지로 이전한 뒤 동상심의위원회 통과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전이 이뤄진다면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이를 관리할 수 있으나, 현재 위치에서는 관리가 어렵다”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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