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모두가 연근요리 전문가…“연근식당은 일본서도 올 만큼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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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정기자
  • 201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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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반야월 연근사랑협동조합

대구 동구 반야월은 전국 연근 생산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연(蓮) 주산지다. 하지만 정작 지역민 중 그 명성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동구에 거주하는 주부 20여명이 머리를 맞댄 것도 이에 대한 안타까움에서였다. 안타까움은 곧 열정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조합원 모두가 연 요리와 식품 개발, 교육을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이자 전문가가 됐다.

정현정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대표는 “지역민들이 잘 모르는 특산물을 알리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연근을 활용해 다양한 요리와 차(茶), 청, 식혜 등 맛좋고 건강에도 좋은 식품을 개발해서 지역 주민과 함께 특산물의 우수성을 공유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생산량 40%차지 蓮 알리자”
주부 25명 똘똘 뭉쳐 4년전 설립
향토음식 자격증 따고 요리 연구
연근 활용 차·국수·빵 등 만들어

개발한 레시피는 주민과 공유
일본 관광객 늘자 일본어 ‘열공’
사업 확장방안 모색 동분서주

◆연(蓮) 음식 연구·개발

지금의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은 2013년 대한어머니회 봉사단체 소속 주부의 모임에서부터 시작됐다. 좀 더 수익성 있는 사업을 연구해보던 중 동구지역에서 나는 연근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됐다. 25명의 주부가 지역 특산물을 이왕이면 제대로 알려보자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 모두가 향토음식 자격증을 땄고, 수개월 동안 사찰음식 요리법도 배웠다.

꼬박 1년을 준비해 2014년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동구 동호동에 작은 식당을 내고, 연근수제비·연근비빔밥·연잎해물전 등 반야월에서 갓 수확한 연근으로 만든 신선한 음식을 선보였다.

정 대표는 “1년간의 준비 끝에 식당을 내고 4년여간 조합을 이끌어왔지만 이제야 연의 특성을 조금씩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근은 써는 것부터 찌는 방법, 찌는 시간에 따라 식감이 모두 다르다. 연근 조림을 할 때 어슷썰기를 하면 좀 더 쫀득한 맛이 더해진다. 다양하게 연구하는 과정에서 식감은 어떤 지, 또 맛은 어떻게 내는 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연에 대한 연구는 정 대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조합원이 연 관련 요리를 할 줄 한다. 요리 수업 강사로도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숙련돼 있다. 개발한 레시피를 지역 주민과 공유하며 피드백을 받기도 한다. 정 대표는 식당 한편의 조리기구를 가리키며 “연근을 다양하게 직접 찌고 말려보며 시제품을 테스트한다”면서 “9번 덖은 차와 효소, 국수, 빵 등 연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많이 개발했다”고 말했다. 안심창조밸리 주민자치회와도 함께 연에 대한 연구를 한다. 이 주민자치회는 연근가루를 이용한 비누 등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생태관·체험장 등도 운영한다.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은 전국 행사에 참여할 때 안심창조밸리도 함께 홍보한다.

◆단합력·열정으로 뭉친 조합원

동호동에 위치한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식당은 골목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때문에 겉모습만 보면 일반 사무실로 잘못 알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식당에 들어서면 조합원들의 정성이 깃든 물품으로 가득찬 모습에 놀라게 된다. 벽면을 가득 채운 상장과 직접 개발한 식품, 한 해 동안의 활동 사진을 걸어둔 안내판 등 구경거리가 풍성하다. 골목 속에 숨은 듯 위치해 있지만, 의외로 일본에서 식당을 직접 찾아오는 이들이 최근 늘고 있다. 대구를 소개하는 일본 책자와 파워블로거 등을 통해 식당이 소개되면서부터다.정 대표는 “당시 출자금이 많지 않던 탓에 도배부터 외부 시트지를 바르는 일까지 모두 조합원의 손길이 묻어있다”며 “식당을 찾는 많은 이들이 좀더 도심쪽으로 식당을 옮겨라고 권하는데, 공간 곳곳에 손때가 묻은 이곳을 떠나기가 막상 쉽지는 않다”고 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조합을 이끌어오며 힘든 점이 많았지만 오히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조합원과 ‘끈끈한 전우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식재료로 쓸 연잎을 따고 세척해 보관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한창 햇연근이 나오는 7~9월 연잎을 비축해놓아야 한다. 이때 연잎을 따려면 새벽 3~4시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주민들이 연근을 캐기 전에 미리 나와서 연잎을 따야하는 것이다. 장갑과 장화로 무장하고 정신없이 연잎을 따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온다. 정 대표는 “해가 나면 금방 더워지기 때문에 우리가 빨리 연잎을 따가야 주민들이 연근을 캘 수 있는데, 작업을 하다보면 늦어져 죄송함을 느낄 때가 많다”며 “이제는 동네주민들이 연근 따러 가는 날이라며 먼저 연락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잎을 일일이 씻어 냉동 보관해놓는 것도 조합원들의 일이다. 식재료로 사용되는 연근은 인근 영농조합과 반야월 작목반 등과 계약을 맺어 공수해온다.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의 올해 목표는 조합원 모두가 일본어를 배우는 것이다. 강사를 초빙해 조합을 홍보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어를 익힐 생각이다. 점점 늘고 있는 일본인 손님에게도 조합 일을 알리기 위해서다.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은 그동안 홈쇼핑이나 온라인몰 MD 등의 러브콜을 수없이 받았다. 하지만 실사를 나온 이들이 작은 공장을 보고 돌아가기 일쑤였다. 정 대표는 “사업을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공부를 하는 등 기반을 탄탄하게 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물론 지금 진행중인 지역 봉사활동과 연 요리 수업 등에도 열심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사진제공=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히스토리

· 2014년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설립
· 2015년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대구 동구 5味 전문음식점
대구 전문업소 선정

· 2016년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칼’ 소개
대구음식관광박람회 단체요리경연 최우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우리기업성장상 수상

· 2017년 연 가공식품 브랜드 ‘반야월연동네’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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