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産團 최악불황 신음…전국 수출비중 4%대 추락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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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30 07:06  |  수정 2018-07-30 07:56  |  발행일 2018-07-30 제1면
대기업 이탈·전자업 부진 악재 늪
수출실적 등 각종 지표 곤두박질
삼성전자 네트워크 이전땐 치명타

대한민국 제조업 도시의 아이콘 구미가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갈수록 곤두박질치면서 ‘전국 수출 1위 기초지자체’ 타이틀을 충남 아산에 내어준 지 이미 8년째다. 1997년 몰아친 IMF 환란 때보다 더 지독한 불황이라는 탄식이 생산 현장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29일 구미세관에 따르면 2013년 367억달러에 이르던 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산단) 수출 실적은 4년 만인 지난해 283억달러로 급감했다. 올 들어선 6월 말 현재 123억9천200만달러로 2009년 같은 기간 실적(137억달러)에도 못미쳤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구미산단 수출 비중은 2005년까지 10.7%대를 유지했으나 2006년 9.3%, 2009년 8%, 2010년 6%, 2014년 5.6%에 이어 지난해 결국 5%를 밑돌았다.

이 같은 수출 급감은 수년 전부터 몰아닥친 경기불황의 칼바람 때문이다. 이 불황은 구미산단 주력인 전자업종의 체력 소진, 대기업 공장 이전, KTX 등 교통 발달에 따른 상대적 입지 경쟁력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서 비롯됐다.

삼성·LG를 비롯한 대기업 수출액은 해마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협력업체는 생산물량이 수년 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하다. 특히 오랜 세월 동고동락해 온 삼성·LG 계열사들이 해외·수도권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고 있는 게 구미로선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동남아 지역 휴대폰 수출물량 대부분을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을 계기로 경기도 파주에 생산거점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말 불거진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 수원 이전’은 구미 경제를 그로기 상태로 몰고가는 카운터펀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구미산단 5단지(하이테크밸리)는 분할분양 조건을 내걸어도 입주하겠다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과거 일자리가 넘쳐나 인근 도시 인력을 빨아들이던 ‘블랙홀 도시’ 구미는 이제 일자리가 없는 그저 평범한 산단 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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