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제기 절대 금지” 영덕 풍력사업 주민협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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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두백기자
  •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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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감수 등 주민 희생 강요

협약내용 외부공개 금지하고

위반시 주민 연대책임묻기로

보상액은 가구당 100만원씩

영덕 달산면 모 마을 대표들이 풍력 업체와 체결한 협약서 사본.
[영덕] 영덕지역 풍력발전 사업과 관련, 해당 업체와 인근 마을 대표가 체결한 협약서가 일방적으로 업체에만 유리하도록 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영남일보가 입수한 ‘발전소 주변 ○○마을 지원 협약서’ 내용에 따르면 풍력발전단지 건설로 예상되는 소음·분진·진동 및 장비 이동에 따른 피해를 주민이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도록 못박고 있다. 사실상 주민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협약서는 또 풍력발전단지 인근 마을이 소유·점유·관리·사용 중인 부동산에 대해서도 필요에 따라 풍력업체가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SNS·구두·서면을 통한 민원 제기 등 풍력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도 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풍력발전 사업과 관련한 언론 제보도 금지해 놓은 것을 비롯해 협약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주민 모두에게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이밖에 이들 업체와 협력 관계인 GS E&R, GS 영양풍력 및 그 계열사에 대한 어떠한 민원 제기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업체에 대부분 유리한 협약 사항을 지키는 조건으로 마을이 받는 혜택은 가구당 100만원씩과 매년 마을발전기금 700만원이 전부다. 문제는 고령층이 대부분인 마을 주민이 이 같은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내용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협약서는 올해 초 체결된 것으로 모두 5쪽에 이른다. 풍력발전 업체인 A·B사는 해당 마을에 가구당 일정액과 마을발전기금 지원을 약속하고 마을이장·부녀회장·개발위원 등이 주민을 대표해 협약서에 서명했다. A·B사는 영덕 달산면 일원에 대형 풍력발전기 53기(1기당 3.3㎿급) 건설을 추진(영남일보 2017년 9월1일자 1면 보도) 중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부터 풍력발전 사업동의를 얻기 위해 사업예정지 인근 지역 주민대표들과 협약서를 체결해왔다. 이에 따라 통상 3년가량 소요되는 토목을 비롯한 풍력발전기 설치 공사에 비춰, 중·대형 중장비와 덤프차량 등으로 상당한 주민불편이 예상된다.

김명환 달산풍력반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20년간 운영되는 풍력 발전의 예상 피해 및 보상이 고작 가구당 100만원인 셈”이라며 “협약서 대부분이 주민에게 불리한 ‘독소 조항’으로 채워져 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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