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 안된다면 누가 100만원 받고 도장 찍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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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두백기자
  • 20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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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덕 풍력발전사업 논란

13개 마을중 11곳서 동의 날인

주민 대다수 협약내용 전혀 몰라

이장 “정확히 파악 못하고 서명”

[영덕] 업체에 유리한 내용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영덕 풍력발전단지 관련 협약서(영남일보 8월3일자 7면 보도)에 대해 정작 해당 마을 주민들은 그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GS E&R·일출에너지 등 2개 업체는 영덕 달산면 일원에 53기 대형 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해당 마을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주민 동의가 필요한 13개 마을 가운데 11개 마을로부터 동의(도장 날인)와 함께 마을 대표가 서명한 협약서를 확보했다. 협약서엔 주민 피해 보상은 물론 풍력발전 공사·운영에 관한 어떠한 민원도 제기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다. 게다가 언론사와의 인터뷰조차 금지하고, 이를 어길 땐 마을 전체에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마을 주민 대다수는 이 같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달산면 A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 상당수는 “피해 보상이 안 된다는 것을 알면 누가 100만원을 받고 도장을 찍어 주겠냐”면서 “업체 관계자나 이장 등이 이에 대해 전혀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풍력발전은 좋은 사업이고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해서 동의(도장)해준 것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마을 주민들도 “협약서가 있는지, 서명한 마을 대표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협약서가 사실이라면 바보나 하는 미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서명에 참여한 마을 대표들이 주민 동의를 구하는 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자칫 주민 갈등으로 확산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협약서에 서명한 B마을 이장은 “이장으로서 마을 주민의 뜻에 따라간 것뿐이며, 서명 때 협약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 E&R 관계자는 “협약서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지만 사업 성격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러나 협약서 내용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마을 이장들에게 협약서 내용을 꼼꼼히 보고 주민 동의를 받으라고 설명했다”며 이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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