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 GPS로 총기 위치 실시간 추적 밀렵하던 유해조수구제단 덜미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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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8 07:26  |  수정 2018-08-08 07:26  |  발행일 2018-08-08 제8면

유해조수구제단이 밀렵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칠곡경찰서는 7일 왜관읍·지천면 등에서 야간에 수차례 밀렵 행위를 한 혐의로 A씨(65)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와 동료인 B씨는 총기 무단 제공·사용 혐의도 받고 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유해조수 구제 기간(4~11월)에 활동하는 야생동물피해방지단원(총 23명)인 A씨는 지난 1일 오후 7시 왜관지구대에서 자신이 맡겨둔 엽총 1정을 출고해 갔다.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입고하는 조건이다. 정상적인 총기 소지허가를 받긴 했지만, 야간 총기사용 자격이 없는 동료에게 자신의 총기를 건넨 것이 문제였다. 그날 밤 늦은 시각, A씨는 동료 B·C씨와 함께 포획장비를 갖춰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 자신은 운전대를 잡고 B씨가 총기, C씨는 서치라이트 담당 등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기로 하는 등 사전 모의를 했다.

하지만 이들의 불법 행위는 이내 꼬리가 잡혔다. GPS로 총기 위치를 실시간 추적한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 경찰은 현장 단속을 통해 A씨가 출고한 엽총을 B씨가 사흘간 무단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C씨는 총기 무단 사용엔 관여하지 않았지만 주간 신고를 하고도 야간에 밀렵행위를 한 혐의가 적용됐다. 전국 최초로 GPS를 활용한 밀렵 현장을 검거하는 순간이었다.

칠곡경찰서는 지난해 7월 칠곡군 협조를 얻어 전국 최초로 피해방지단 전원에 대해 산불감시용으로 사용 중인 GPS기기를 배부했다. 이 기기는 산림청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총기의 현 위치·이동 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GPS시스템을 도입한 지난해엔 행정처분 1건, 총기영치 3건, 현지계도 7건 등 실질적인 총기 안전관리를 할 수 있었다. 시행 초기 10분이던 계측 주기를 최근 2분30초대로 단축하는 등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해 놓았다.

칠곡경찰서 생활안전과 양대천 경사는 “내년부터 유해조수구제 총기전용 GPS 구매와 함께 자체 위치추적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현재 칠곡군과 예산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위치관제 중 GPS 이동이 일정시간 동안 없으면 팝업 창이 뜨고 경고음이 발생해 총기 안전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칠곡=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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