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삼성전자 구미공장장, 부지사 vs 구속 ‘엇갈린 운명’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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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8 07:28  |  수정 2018-08-08 07:28  |  발행일 2018-08-08 제9면
전우헌씨 道 경제부지사 내정
대기업 전문경영인 영입 처음
목장균씨 노조와해 관여 혐의
뇌물 제공 의혹도 받고 있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전·현직 공장장(구미지원센터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목장균 현 구미지원센터장(54·전무)이 삼성노조 와해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 6일 전격 구속됐다. 반면 앞서 전우헌 전 구미공장장(59)은 경북도 경제부지사로 내정됐다.

7일 검찰에 따르면 목 전무는 2013년 7월~2015년 12월 삼성전자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노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관련된 본사 차원의 대응 전략을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구속된 경찰 정보국 전 노무담당 경찰관 김모씨의 협조를 받아 회사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사 협상을 진행한 뒤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인천 출신인 목 전무는 부평고·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2010년 상무로 승진해 삼성전자 인사지원그룹장·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등을 거쳐 2015년 전무로 승진했다.

공교롭게 목 전무가 구속되기 나흘 전, 전우헌 전 삼성전자 구미공장장은 경북도 경제부지사로 내정됐다. 경북도 경제부지사에 대기업 전문경영인이 임용되는 것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처음이다. 지금까지 관료 출신 또는 정치인들이 경제부지사를 맡았다. 전 내정자는 32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삼성맨’이다. 2009~2014년 구미사업장을 이끌었다.

전·현직 삼성 공장장의 엇갈린 행보에 시민의 기대와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상당수 구미시민은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 수원 이전’을 앞둔 상황에서 구미사업장의 수장인 목 전무가 구속되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다. 구미산단 기업체 대표는 “삼성 이탈을 막기 위해 지역 전체가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시점에서 구미지원센터장 구속으로 삼성의 구미 투자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 본사와 구미사업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목 전무의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내부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시민은 오랫동안 구미에서 일한 전 내정자의 역할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미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고 기업 출신이 경제부지사로 발탁된 만큼 그동안 민간기업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공직에 접목시켜 구미는 물론 경북 경제 발전에 큰 성과를 거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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