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온 한국당, 혁신·반성 뒷전…“원전문제 탄핵감” 文비판 목청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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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실기자 이현덕기자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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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비대위, 경주 찾아 민심청취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오른쪽)이 9일 오전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노조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한국당 비대위, 반성과 혁신보다 물귀신 작전?’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9일 지방 첫 ‘민생투어’ 현장으로 자칭 ‘한국당의 마지막 보루’인 경북(경주)을 찾았다.

한국당 비대위는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지역 의견과 폭염 속 농가의 고충, 또 한국당에 대한 쓴소리를 듣겠다며 자신들의 경주 방문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날 행보를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한국당 의원이 ‘원전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 사유’라고 주장하는 등 현정부 성토에는 바쁜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들에 대한 쓴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등 비대위원들, 전략기획부총장인 김석기 의원(경주), 탈원전대책대응특위 위원장인 최교일 의원(영주-문경-예천) 등은 경주 하이코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조합, 원전 인근 주민 등과 경청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 등은 이날 월성원전 등 원전 현장은 아예 방문조차 하지 않았다.


탈원전·전력수요 집중 부각
“국민 부담주는 행위 걱정돼”
농가 방문 비대위원·의원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 토로



경청회에서 원전 인근 주민 등 참석자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추진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부의 에너지 수급계획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력수요 예측에 의구심까지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싼 발전 원료를 두고, 그리고 원전에서 일하는 분들이 안전하지 않다면 이 일을 하겠나. 그런 분들이 다들 계시는데 이런저런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국민에게 부담주는 행위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위인가 정말 저는 걱정이 된다”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심지어 한국당 탈원전대책대응특위 위원인 이채익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했다.

한국당 비대위원과 의원들은 이어 경주의 한 농촌 마을을 찾아 농사 현장을 둘러본 뒤 마을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병준 위원장은 “갑작스레 일정이 생겨서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며 농가 방문은 함께 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올해 극심한 폭염 속에 농사일을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비대위의 첫 지역 방문지로 대구·경북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는 영남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다른 의미는 없고 한수원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민에게서 우리 당에 대한 따가운 지적·비판·걱정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농가 방문조차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농가 방문 비대위원과 의원들 역시 스스로에 대한 비판 없이 현 정부에 대한 성토에만 주력했다. 주민들이 일부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 비대위원들은 이에 맞장구를 치며 더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한 비대위원은 간담회 참석 농민들을 향해 “나라를 지키는 유일한 대안 정당이 바로 한국당”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은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낸 브리핑 보도자료에서 “농민들이 ‘국민도 이렇게 살기 힘든데 정부가 북한에 돈을 너무 퍼주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며 “정부 여당의 과도한 대북유화 정책과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에 대한 지역 농민들의 우려 또한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과거 ‘인명진 비대위’ 시절 경북을 찾았던 한국당 관계자도 자신들에 대한 ‘반성’보다는 다른 정당 비판에만 열을 올린 바 있다. 지난해 2월 안동의 한 행사에 인명진 당시 비대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경북지역 한 의원은 “과거 정권에선 최순실보다 더한 사람도 있었다. 한국당이 좌파의 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경북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기각된다”며 행사 참석자들에게 탄핵 반대 집회 참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은 여러 차례 몰락의 위기에서 비대위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반성과 혁신보다 다른 이념·정당에 대한 비판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희석시키고자 했던 과거 비대위 때와 현재 비대위 때가 별로 달라진 걸 못 느끼겠다”며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나 민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일은 정당의 중요한 책무이지만, 한국당의 경우 자신들의 뼈를 깎는 혁신이 있을 때 비로소 설득력을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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