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횡령 혐의 대구 A재단 전 대표, 이번엔 원생들 개인심부름·학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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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준기자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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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산하 B시설 13년 생활 C씨

횡령사건 재판부에 진정서 제출

“운전 가능한 원생 새벽에 동원

가정일 돕는 사람 뺨 때리기도”

수십억원의 국가보조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 북구 A복지재단 전 대표이사가 재단 산하 B아동복지시설 원장 재직 당시 원생들에게 사택 청소와 개인적 심부름 등 사역을 시키고, 폭언과 가혹행위를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시설에서 13년간 생활한 C씨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횡령사건 재판부에 제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A복지재단 전 대표이사는 B시설 원생 여러 명에게 원장실·사택 청소는 물론 빨래, 원장 자녀 돌보기 등을 일상적으로 시켰다. C씨는 “당시 용돈이 거의 없던 우리는 아르바이트비를 벌어보고자 원장 사택 청소 등을 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비를 받아본 적은 없다”며 “남자아이들에게는 이삿짐 옮기기, 집안가구 바꾸기, 집안 대청소 등을 시켰다. 운전할 줄 아는 오빠에게는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심부름을 시키고 운전기사 역할을 시켰다”고 말했다.

C씨는 또 전 대표이사가 폭언과 감금 등 가혹행위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C씨는 “2008년 10월쯤 엄마가 사준 휴대폰을 친구에게 빌려줬는데, 친구가 내 휴대폰으로 남자친구와 연락을 하다가 원장에게 걸린 적이 있다. 이때 원장은 ‘니가 XX냐’ ‘고아인 주제에 휴대폰을 가져’라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고 당시 비참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 일로 언니와 나는 쌀쌀한 새벽에 반소매 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불려나가 8시까지 현관에 무릎을 꿇고 손을 들며 벌을 섰다. 나는 출석일수 때문에 학교에 등교했지만, 언니는 등교도 시키지 않고 밥도 주지 않고 계속 현관에서 벌을 세웠다”며 “또 언니와 나를 2층에 있는 방에 머물게 하면서 방문을 자물쇠로 잠가놓고 밥도 주지 않았고, 우리 자매가 다시 원래 살던 방으로 내려왔을 때도 주방에서 자게 했다”며 오랜 기간 비인간적인 학대를 받은 내용을 털어놨다.

이밖에도 진정서에는 대표이사가 사택에서 가정일을 도와주던 사람의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담겼다. 이와 관련 전 대표이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A재단 및 산하 시설 등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닿지 않았다. 한편 사기 등 혐의로 형사소송 중인 A재단 전 대표이사는 오는 16일 여섯 번째 공판을 앞두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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