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동료애’서울 순경이 영양 경찰 유족에 위로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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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호기자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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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1파출소 소속 박현진 순경

교육기간에 모은 819만원 전달

“직접 뵌적 없지만 동료애 느껴

순경 준비 따님에게 도움되길”

9일 경북경찰청에서 박현진 순경(왼쪽)이 교육기간 모아둔 819만원을 김상운 경북경찰청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논현1파출소 박현진 순경(25). 지난달 8일 소내 근무 중이던 그는 조현병 환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영양파출소 고(故) 김선현 경감 뉴스를 접하자 이내 깊은 슬픔에 빠졌다. 경찰복을 입은 지 1개월도 채 안된 그에겐 마치 가족을 잃은 아픔으로 다가왔다. 이틀 뒤인 10일 김 경감의 영결식이 끝나자 박 순경은 자신의 서랍에서 적금통장을 꺼내 경북경찰청으로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모아뒀던 819만30원을 김 경감 유족에게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한 달 뒤인 9일 오후 2시 경북경찰청 5층 ‘만남의 방’에서 그는 김상운 경북경찰청장에게 위로금을 맡겼다.

위로금은 박 순경이 지난해 경찰 공채시험에 합격한 뒤 그해 12월~지난 5월 중앙경찰학교 교육 기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교육비 전액이다. 교육 기간엔 정식 경찰이 아니어서 월급 대신 매달 평균 120만원 정도의 교육비를 받았다.

박 순경은 “부모님은 늘 ‘경제력이 생기면 남을 많이 도우라’고 하셨다. 교육 기간 받은 교육비 전액을 모아 꼭 의미있는 곳에 쓰고 싶었다”면서 “솔직히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경감님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같은 경찰이자 동료로서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유족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순경 공채시험을 준비 중인 김 경감님의 따님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나도 순경 시험을 2년6개월간 6번이나 치른 끝에 합격했다”며 “취준생의 일상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꼭 경찰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실 박 순경에게 800여만원은 작은 금액이 아니지만, 사회복지사로 일한 부모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남을 돕는 일에 익숙하다. 대구에서 중·고교를 졸업한 뒤 부모를 따라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의무경찰로 입대하면서 경찰도 남을 돕는 최일선에 있다는 점을 몸소 느끼고 진로를 바꿨다. 대학 2학년 때 휴학한 뒤 순경 공채시험을 통해 경찰이 됐다.

그는 “경찰이란 직업이 늘 힘들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항상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사진=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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