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육군 엘리엇 중위 가족 낙동강평화축전 참석한다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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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8 07:33  |  수정 2018-08-18 09:16  |  발행일 2018-08-18 제10면
국가보훈처직원이 연락처 입수
칠곡군, 딸 레이번과 전화 연결
자녀에 ‘명예군민증’ 수여키로
20180818
2015년 5월 어머니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의 유골분을 뿌리기 위해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를 찾은 아들 제임스 레슬리 엘리엇씨와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 <칠곡군 제공>

[칠곡] 6·25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제임스 엘리엇 중위의 가족을 찾기 위한 칠곡군의 노력(영남일보 8월11일자 21면 보도)이 마침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17일 칠곡군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한국시각) 미국 아이다호주(州)에 살고 있는 엘리엇 중위의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와 전화 통화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주한 미국대사관·주미 한국대사관·국가보훈처 등에 ‘엘리엇 중위 자녀를 공개 초청한다’는 협조 공문을 재차 보낸 지 일주일여 만이다.

국가보훈처의 협조가 큰 힘이 됐다. 업무 수행차 지난주 미국을 다녀온 국가보훈처 직원이 엘리엇 중위의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의 연락처를 어렵사리 찾아내 칠곡군에 알려준 것. 태평양 건너 멀고도 먼 나라에 살고 있는 그였지만 전화 통화는 어렵지 않게 성사됐다. 먼저 그동안의 일들을 소상히 전달한 뒤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다시 한 번 칠곡을 방문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 아울러 “지구촌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국내 유일의 호국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10월12~14일 칠곡보 생태공원 일원) 현장에서 자그마한 선물도 드리고자 한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자그마한 선물은 엘리엇 중위의 자녀에게 ‘명예 군민증’을 수여하는 이벤트다. 조르자 래 레이번씨는 즉답을 피했지만 “2015년 처음 한국을 방문해 어머니 유골을 낙동강에 뿌려 부모가 사후에 다시 만나기를 기원했는데 꼭 다시 찾고 싶다”고 긍정적인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군은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엘리엇 중위 자녀의 칠곡 방문을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우선 백선기 칠곡군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조르자 래 레이번씨에게 칠곡을 꼭 방문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백 군수는 “우리 군민들은 대한민국을 위한 엘리엇 중위의 희생과 가족의 아픈 사연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오는 10월 낙동강에 잠들어 있는 부모들을 다시 만나 가슴에 응어리진 그리움과 아픔을 달랬으면 한다”며 “소박하지만 따뜻한 손길로 그들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27일 낙동강 방어선 전투 때 야간 경계근무를 나간 뒤 실종됐다. 당시 29세인 그는 아내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과 아들(당시 3세)·딸(2세)을 두고 참전했다. 부인은 65년간 남편을 그리워하다 2015년 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석 달 후 아들 제임스 레슬리 엘리엇씨와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칠곡군을 찾아 부모의 사후 재회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어머니 유골분을 낙동강에 뿌렸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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