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은 사회구조에서 시작된다?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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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8   |  발행일 2018-08-18 제20면   |  수정 2018-08-18
건강 이상은 사회구조에서 시작된다?
몸은 사회를 기록한다//시민건강연구소 지음/ 낮은산/ 260쪽/ 1만4천원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1~2위를 다툰 지 10년이 넘었다. 이 같은 산업재해는 개인 부주의나 위험행동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건강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동네·학교·일터에서 생겨나는 불평등·차별·부패·제도·기술·정치 등 사회구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프레시안에 연재된 시민건강연구소의 글을 모은 책이다. 젊은 연구자들로 구성된 12명의 저자는 평판 높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다. 이들은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우리 몸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면밀하게 밝히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건강에도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미국에서 라틴계가 98%인 미등록 노동자 389명을 기습단속으로 체포한 사건이 임신 중인 같은 라틴계 여성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해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처한 사회적 위치가 어떻게 신체에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글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결혼과 출산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여성 노동시장 참가율을 확인할 수 있는 ‘M자 곡선’을 보여주며 여성 경력 단절이 여성의 건강에 주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소셜 미디어 등의 기술이 어떻게 젠더 폭력을 촉진하는지도 분석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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