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별세

  • 입력 2018-08-18 00:00  |  수정 2018-08-18
퇴임 후 국제원로정치인 모임 이끌어…서울평화상 받는 등 한국과도 인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코피 아난 재단'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족과 재단은 매우 슬프게도 아난 전총장이 짧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린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난 전 총장이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경력 대부분을 유엔에서 보낸 아난 전 총장은 평직원에서 국제 외교의 최고봉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38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가나 쿠마 시에서 태어난 아난 전 총장은 가나 과학기술대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 미네소타 주 매칼레스터 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유엔에 입성한 뒤 나이로비, 제네바, 카이로, 뉴욕 등의 유엔 기구에서 일선 행정 경험을 쌓았다.

 인사관리와 기획예산 책임자, 감사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후 1993년 부르토스 부트로스 갈리 당시 사무총장에 의해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발탁됐다.

 유엔에 첫 발을 들인 지 35년 만인 1997년 1월 직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무총장에 올라 유엔 개혁,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 빈곤 퇴치, 아프리카 내전 등 지역 분쟁 중재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에는 100주년을 맞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이 상을 받은 것은 아난 전 총장이 처음이었다.
 2002년 사무총장 재선에 성공해 2006년 말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퇴임 직후인 2007년 창립된 세계 원로정치인 모임 '엘더스'(The Elders) 회원으로 활동한 그는 2013년 이 단체의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교관'으로 불리는 만큼 한국과도 인연이 적지 않다.

 아난 전 총장은 1998년 제4회 서울평상을 받았고, 당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북한 방문을 희망했으나 실현되지는 못했고, 2001년 유엔 총회의장 비서실장이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난 전 총장이 이끌던 '엘더스'는 지난 4월 청와대에 서한을 보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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