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6차례 자연재해…시름 깊은 農心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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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1 07:30  |  수정 2018-08-21 07:30  |  발행일 2018-08-21 제11면
■ 태풍 솔릭 한반도 관통 우려
혹한·폭설·저온·우박·호우·폭염
“농작물 재해복구비 역대 최대”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통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올들어서만 이미 6차례의 자연재난으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6차례의 자연재해가 덮쳤다. 1~2월 영하 10℃를 넘나드는 혹한의 날씨로 811농가 136.3㏊가 한파피해를 입었다. 3월8일에는 봉화 24㎝, 경산 20㎝ 등 때늦은 폭설로 2천171농가 730.2㏊가 대설피해를 보기도 했다. 특히 4월7~8일 이상저온현상으로 도내 2만1천815농가가 1만6천391㏊ 피해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과수 꽃잎이 말라 죽고 밭작물에는 시듦 현상이 나타났다. 과수는 5월 들어 낙과 현상까지 발생해 피해가 크게 늘었다.

자연재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5월29일부터 이틀간 우박이 내려 813농가 431.2㏊가, 6월23일부터 7월4일까지는 집중호우로 90농가 37.1㏊가 피해를 입었다. 5차례의 자연재해로만 490억원의 농가피해가 발생했다.

끝날 것 같던 자연재해는 7월11일부터 계속된 폭염으로 오히려 피해를 키웠다. 지금까지 도내에서는 1천236.7㏊의 농작물이 말라죽는가 하면 닭과 돼지 등 가축 20만571마리가 폐사했다.

어렵게 6차례 재난을 피하고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이번에 태풍 ‘솔릭’과 맞닥뜨리게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오는 23일 목포 북북동쪽으로 진입,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예정이다. 중형태풍인 솔릭이 경북도내를 지나가며 강풍을 몰고올 경우 과수농가는 회복이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안동에서 사과과수원을 운영 중인 A씨는 “저온현상과 우박, 폭우로 채 영글지도 못한 사과가 피해를 입었는데, 폭염으로 사과껍질에 화상까지 발생했다. 태풍으로 낙과까지 발생한다면 올해 농사는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제발 태풍이라도 비껴가길 바랄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올해 자연재해는 여느해보다 심각하고 자주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올해 경북이 받은 농작물 재해복구비도 역대 최대 규모였다”며 “모든 행정인력을 총동원해 수확을 앞둔 농작물의 태풍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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