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장내미생물 분포 조사…맞춤형 한약 처방 가능할 듯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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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1 07:50  |  수정 2018-08-21 07:50  |  발행일 2018-08-21 제21면
한약진흥재단·경북대 연구팀 성과

한의학에서 장의 건강을 위해 처방되는 ‘곽향정기산’이 대장균 다양성을 향상시켜 대변의 양상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진흥재단(원장 이응세) 한의신약팀과 경북대 신재호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ASM 2018에서 곽향정기산을 섭취한 후 장내미생물의 변화양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곽향정기산을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장내미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했으며 대변의 양상도 좋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장에 존재하는 브리보텔라균과 박테리오데스균의 함량이 50% 미만인 사람들은 곽향정기산을 섭취 후에 오히려 심한 설사를 일으키고, 장내미생물의 균형도 심각하게 파괴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앞으로는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하기 전 장내미생물의 분포를 조사해 특정 한약재와의 궁합을 미리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한약의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기대했다.

또 대부분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지만 가끔 특정 개인에게서만 나타나는 부작용 또는 같은 처방이라도 치료 결과가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이러한 체질과 장내미생물 그리고 한약의 상관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인간은 자신의 세포 수보다 1~10배 많은 미생물과 공생하면서 살아간다. 우리의 장에 존재하는 장내미생물이 잘못되면 비만이나 염증성장질환, 과민성대장염, 알레르기, 관절염, 당뇨병이나 심지어 우울증까지 일으킨다는 것이 최근에 알려졌다.

소재현 한의신약팀장은 “대부분 약초나 주위에서 구하기 힘들고 소화가 힘든 재료로 되어있는데 최근에는 그러한 한약의 난소화성 물질이 인간의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한다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응세 원장은 “한국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프리바이오틱스 제품을 복용해 왔는데, 그것이 바로 한약”이라면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한의 환자의 케이스를 면밀히 분석해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약진흥재단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한약섭취에 따른 장내미생물 분포의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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