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바다수온 상승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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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1   |  발행일 2018-08-21 제31면   |  수정 2018-08-21

바다 수온 상승으로 동해안 양식장에서 물고기들의 폐사가 한창 잇따르고 있을 무렵인 지난주 기상청은 양식 어민들과 수산관계자들이 주목할 자료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여름철 바다 수온이 8년 전에 비해 3℃ 가까이 크게 올랐다는 자체 분석 자료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양관측장비인 부이 17개로 측정한 결과 서해·남해·동해 등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평균 수온은 2010년 이후 해마다 0.34℃씩 상승했다. 2010년 7월 평균 수온은 21.36℃였지만 올해는 24.25℃로 2.89℃나 높아졌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 같은 원인을 지구온난화로 꼽았다. 그러면서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해안가 침식이 우려된다는 사실을 연안도시 계획수립 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바다 어종이 달라질 뿐 아니라 어획량이 감소하고 양식어류가 집단 폐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다 서식어종의 변화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영화 ‘조스’의 주인공인 식인상어(백상아리)는 주로 열대와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데 최근 한반도에 출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4월 경남 거제시 남부면 앞바다에서 백상아리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또 지난해 8월 영덕 앞바다를 비롯해 2014년 6월 충남 보령 앞바다, 2014년 1월 강원 고성 앞바다, 2013년 8월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도 백상아리가 잡혔다.

바다 수온 상승으로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한반도 해역에서 ‘멸종위기’에 가까워졌지만, 고등어와 멸치 등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증가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어선이 연근해 어업으로 잡은 명태 어획량은 1986년 4만4천890t에서 지난해에는 1t으로 급감했다. 동해안 해역 수온이 상승하면서 명태가 북태평양으로 이동한 데다 치어(노가리) 남획으로 자원량이 부족해져 2000년부터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산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여름철에는 30℃를 넘는 고수온이 발생하고, 겨울철에는 한파로 수온이 급락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이구동성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이 아열대 바다로 변한다는 것이다. 올해까지 3년째 고수온으로 양식어류 폐사 피해를 당하고 있는 동해안 양식어민들은 아열대 기후나 추운 날씨에도 잘 적응하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 양식장의 위치 이동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책을 세워야 할 때를 맞은 것 같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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