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출근했는데 싸늘한 주검이라니”…오열하다 실신까지

  • 이두영 장석원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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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2   |  발행일 2018-08-22 제3면   |  수정 2018-08-22
■ 울분 토한 빈소 유족들
“웃으며 출근했는데 싸늘한 주검이라니”…오열하다 실신까지
빈소 도착하는 유족들//21일 봉화에서 70대 귀농인이 이웃 주민과 공무원에게 엽총을 발사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날 봉화군 혜성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희생자 빈소에 유족들이 도착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안동병원은 유가족들의 오열과 분통으로 가득찼다. 손건호·이수현씨는 21일 오전 10시50분쯤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에 후송됐다. 병원 의료진은 “손씨와 이씨가 명치와 가슴에 총상을 입었으며, 병원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시신은 오후 3시쯤 봉화군 해성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됐다. 유족 A씨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기분 좋게 출근했는데 몇 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다니 믿기지 않는다. 어린 애들하고 어떻게 살아가란 말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봉화군청도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엄태항 봉화군수를 비롯한 동료 공무원들과 군의원 등이 안동병원 응급실을 찾은데 이어 이날 오후 4시쯤 해성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은 유가족과 친지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대구에서 온 유가족 손모씨는 “이게 무슨 청천벽력인지 모르겠다. 황망하기 그지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유족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죽는지, 어떻게 혼자 보내나”라며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숨진 손씨는 6급 승진 후 민원계장 첫 보직으로 소천면사무소로 발령을 받은 뒤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했다. 동료공무원 임모씨는 “보직을 받은 뒤 고향으로 발령을 받아 환하게 웃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고 했다. 손씨의 부인 정모씨는 오열을 하다 결국 실신하고 말았다. 봉화군은 숨진 공무원들의 장례를 봉화군청장(葬)으로 치르기로 하고, 군청 1층 대회의실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봉화=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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