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때 아낌없는 조언…배려심 넘친 선배” “업무 책임감 강해 지각 한번 않던 성실맨”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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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2   |  발행일 2018-08-22 제3면   |  수정 2018-08-22
■ 故 손건호·이수현 공무원은?

“참 성실하고 능력있는 동료였는데… 비보(悲報)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봉화 소천면사무소 엽총 난사 사건으로 숨진 손건호씨(48)와 이수현씨(39)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았을 뿐만 아나라 성실한 공무원이었다.

손씨는 대구에서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아내(46)와 초등학생 아들(13)을 끔찍히 사랑하는 자상한 아빠였다. 주말부부였지만 업무를 완벽히 처리하느라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구를 갈 수밖에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손씨가 대구에 가는 날이면 가족을 만날 기대감에 항상 싱글벙글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봉화군 내에 혼자 살면서도 힘들어 하는 후배들에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존경받는 선배이기도 했다.

1997년 9월 지방행정서기보로 임용돼 법전면사무소에서 공무원의 첫발을 내디딘 손씨는 이후 군청에서 예산업무를 담당하는 등 차분하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6급으로 승진한 후 지난해 봉성면사무소에서 1년간 근무하던 손씨는 지난 7일 소천면사무소로 옮겨왔다. 소천면사무소 근무 10여 일 만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손씨와 친분이 있었던 봉화군의 한 공무원은 “손 선배는 아무리 어린 후배들에게도 반말하지 않을 정도로 배려심이 남달랐다”며 “좋은 분이 어이없이 숨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해 했다.

2014년 11월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수현씨도 책임감이 강한 직원이었다. 이씨는 1남4녀의 막내로 부모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아들이었다. 공무원이 된 후 부모님이 너무 자랑스러워하신다며 늘 자신의 업무에 열정을 보였다.

이씨는 봉화군 산림녹지과에서 첫 업무를 시작으로 2016년 1월부터 소천면사무소에서 근무했고, 탁월한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같은 해 7월 8급으로 승진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미혼인 이씨는 봉화군청 내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불릴 만큼 옷도 잘 입고 잘 생겨서 주변에서 인기가 좋았다. 효자였던 이씨는 근무지에서 40~50분 걸리는 영주의 부모집에서 출퇴근을 했지만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

이씨의 동료들은 “생각이 깊고 주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멋진 친구였다”며 “법 없이 살 정도로 착한 사람이 이렇게 가다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라며 연신 가슴을 쳤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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