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간에 대한 젊은 예술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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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22   |  발행일 2018-08-22 제21면   |  수정 2018-08-22
예술발전소 매체·사람·풍경展
김덕영 스도쿠 표현한 설치 작품
남대웅은 고독한 도시인 재해석
도시·인간에 대한 젊은 예술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우림·권영성·주원영·전병택 작.

여름의 끝물이다. 낮더위는 여전하지만 아침과 저녁으로는 꽤 선선해졌다. 적어도 날씨만으로 따졌을 때 도시에서 살만하게 됐다. 무더위에 지쳤던 도시인들에게 색다른 도시 풍경을 제안하는 곳이 있다. 대구예술발전소다. 젊은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상상의 도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매체, 사람, 풍경’이라는 타이틀로 흥미로운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참여 작가는 권영성, 김덕영, 남대웅, 이우림, 전병택, 주원영, 히사코 아오하라, 유키 테지마다.

김덕영, 남대웅, 이우림은 대구예술발전소 입주 작가들이다. 김덕영 작가는 독일 베를린에서 경험한 도심 풍경에서 착안해 언어와 소통 문제를 다루고 있다. 스도쿠와 같은 낱말퀴즈 형식의 설치를 보여주고 있다.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남대웅 작가는 사무엘 베게트가 제시한 고독한 도시 인간의 유형을 21세기 도심 속에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우림 작가는 현실과 상상이 섞인 판타지 인물풍경을 만들었다. 몽환적이다.

권영성 작가의 작업은 그래프를 연상케 한다. 도심 속에서 마주치는 많은 지형지물과 지표, 표식들의 관계를 그래프 형식으로 표현했다. 도시와 사회 구조에 대한 상상의 그래프가 재미있다. 전병택 작가는 카드놀이를 통해 현대인의 불완전한 삶을 담아내고 있다. 구상회화와 팝아트가 결합됐다. ‘카드로 세운 탑’ 연작의 정교한 묘사력이 돋보인다. 회화와 조각을 함께 전공한 주원영 작가는 레이저로 자른 철을 설치했다. 공간에 드로잉을 한 느낌이 든다. 벽에 일정 간격을 두고 설치되는 구조물들은 일종의 회화적 조각이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히사코 아오하라는 성지(聖地)를 점으로 표현하고 서로 연결하는 방식의 숲의 연작인 ‘모리(Mori)’를 선보이고 있다. 유키 테지마는 인간의 얼굴을 해석하거나 주변의 풍경, 소설가에게 영감을 받은 심상을 즉흥적인 드로잉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대구예술발전소 남인숙 소장은 “관객들이 도시와 인간에 대한 젊은 예술가들의 상상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30일까지. (053)430-1225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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