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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의 뮤직톡톡] 음악이 가진 숭고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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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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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변화난측한 운명을 교향곡으로 승화시킨 악성 베토벤.
가을이 한 뼘 다가온 아침에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동네 앞뜰에 서성이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음악은 왜 생겼을까? 언제부터 음악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평생 음악을 해 오며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스스로에게 묻고는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에 대해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몇 자 적어본다.

옛날, 단백질(불에 익힌 고기)이 견과류보다 맛있고 소화가 잘 된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였다. 포획의 확률이 낮고 위험 부담이 높은 사냥에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동굴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찾아다니던 시절이었다. 멀리 출정을 나간 원시인들에게 변화난측한 자연은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 자연 안에서 나름의 규칙을 찾아보았다. 해가 뜨고 지는 하루의 길이, 별과 달의 움직임, 다른 생명체들의 움직임을 관찰해나간다. 거기서 패턴을 발견해나간다. 고대의 산물인 주역(周易)도 하나의 패턴이다.

그때부터 불규칙은 규칙으로, 두려움은 안정으로 조금씩 이동해 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대상이었다. 신비주의의 손길에 미혹하게 된다. 두려움은 인간의 본능이며 에너지이자 극복 대상이다. 패턴들을 규칙의 창고로 옮겨다 놓기 시작한다. 그 규칙의 창고를 관리하는 이는 ‘권력’이란 또 하나의 규칙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자전과 공전. 태양계가 움직이고 태양계를 가진 은하가 이동하며 숱한 은하를 포함한 대우주가 매순간 팽창하고 있다. 우리들은 자오선과 동서남북을 만들었다. 양력과 음력도 등장하게 된다. 더 나아가 눈에 보이는 자연의 규칙뿐만이 아닌, 공간을 울리는 소리와 그 소리가 지나가는 시간을 기준으로 음정과 박자를 만들었다. 그것들의 조합을 통해 ‘음악’이라는 규칙을 만든다.

패턴의 반복을 통한 음악은 또 다시 규칙들을 무너뜨린다. 다시 불규칙이 등장하고 불규칙은 규칙의 과정으로 이동하게 된다. 무한대의 자연 속에서 인간은 규칙을 찾아내기를 갈망한다. 안정적인 규칙 속에서 인간은 또 다시 규칙의 다른 점들을 찾아낸다. 공통점과 차이점의 반복재생산 과정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며 살고 있다. 현대인들은 과거의 인간들보다 더 많은 규칙과 패턴을 알고 있음에도 미래쪽은 여전히 미지수다. 보험과 저축, 주가, 유가, 연금, 부동산…. 온갖 경제적 규칙은 더 복잡해지고 치밀해지고 있다. 더 불안한 사회에 노출되고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속에 대부분의 인생은 마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 듯하다.

인간은 스스로 하늘을 날 수 없다. 모든 것을 예측하고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그들이 믿는 이성의 끈을 갖고 모든 것을 생각하고 조합하고 다시 해체해 가는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들이 만든 규칙의 반복, 그 극치인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자동차…. 결국 인류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유비쿼터스 월드’에 도달할 수 있었다.

과학의 영역이 21세기 인류에게 미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음악의 영향도 상당히 크다. 음정과 박자의 규칙을 사용해 자기만의 뮤직월드를 만들어가는 뮤지션들. 이성만으로 모두 해석할 수 없는 감동과 경외감, 더 나아가 숭고함까지 느끼게 만드는 음악가의 능력. 그건 예술만이 가진 초월적이고 신비스러운 속성이다. 두려움과 안정 속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마음은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는다. 과학이 만든 규칙을 잠시 내려놓게 만들어 버리는 것. 그게 음악이 가지는 숭고한 힘이 아닐까. 오늘도 난 그 규칙들을 조합하고 때로는 파괴하기 위해 나만의 스튜디오로 기어들어 간다. 아이작 뉴턴은 “천체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는 있지만 인간의 광기까지는 계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즈드러머 sorikong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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