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지 한 시간 뒤, 인명구조 끝난 후에야 소방사다리차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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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우기자 이현덕기자
  •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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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암온천 화재 ‘안전불감증’

온천건물 5층 규모에도 불구하고

물탱크 차량만 몰고 소방관 출동

온천객 14명 일반사다리로 구조

투숙객·주민 진압본부 찾아 항의

11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청도군 화양읍 용암온천 1층 남자 탈의실이 검게 타고 천장이 무너지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청도] 11일 발생한 청도 용암온천 화재사고는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을 또다시 드러냈다. 온천 직원의 초동 대처로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과 화재 경보기·스프링클러 미작동 등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날 오전 9시54분쯤 1층 남자 탈의실 쪽에서 연기가 나오자 1층 프런트에 있던 이 온천 여직원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고, 큰 소리로 화재 사실을 바로 알렸다. 또 2~3층 욕탕에 있던 직원들도 신속하게 이용객을 대피시켰다. 수십명의 이용객이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중상자와 인명 피해는 없었다.

11일 청도 용암온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2층 노천탕에 황급히 대피해 있던 이용객들이 일반 사다리를 통해 구조되고 있다. <독자 제공>
문제는 이날 소방당국의 안일한 대처였다. 이날 화재신고가 접수되자 청도소방서에 근무 중이던 5명의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화재 진압을 위한 물탱크차량 뿐이었다. 온천 건물이 5층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소방 사다리차 출동도 필수적이지만 출동시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2~3층 노천탕(야외 테라스)에 황급히 몸을 피한 온천객 14명(여성 1명 포함)은 일반 사다리를 통해 구조됐다.

소방 사다리차는 인명구조가 모두 끝난, 1시간 쯤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가까스로 구조된 온천·투숙객과 주민들은 현장에 설치된 화재진압 본부를 찾아 격렬하게 항의했다. 장인기 청도소방서장은 이날 가진 브리핑에서 “대응 1단계에선 소방 사다리차가 동원되지 않는다. 대응 2단계부터 사다리차가 투입된다”고 해명했다.

또 이 온천 건물은 최근 소방안전 점검을 받았지만 이날 화재 때 객실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암온천측은 한달 전 사설 소방업체로부터 소방안전 점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이 나자 방화셔터는 작동했지만 객실 화재경보기·스프링클러 등은 작동하지 않아 일부 투숙객이 화재사실을 제때 인지하지 못했다.

가족과 함께 5층 객실에 투숙한 권모씨(33)는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아 불이 난 줄 몰랐다”며 “아내(32)와 아들(1)은 완강기를 이용해 먼저 탈출시키고 나는 세살 난 딸을 안고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렸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들 가족은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난 용암온천은 지상 1~5층 규모 건물이다. 1~3층은 목욕탕, 4~5층은 객실이다. 이날 화재 발생 땐 이용객·직원 등 모두 104명이 건물 안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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