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GB금융그룹 증권사 인수, 도약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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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4   |  발행일 2018-09-14 제23면   |  수정 2018-09-14

대구은행의 DGB금융그룹이 오랜 내홍을 딛고 증권사를 인수했다. 숙원이던 종합금융그룹 구축이란 목표에 선뜻 다가섰다. 대구에 기반을 둔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DGB그룹의 전국화와 함께 국제화의 큰 걸음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회의를 통해 DGB의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했다. 증권회사는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다. DGB로서는 금융의 융합화와 영업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증권사 보유가 필수적인 과제였다. 경남은행 인수 실패 후 DGB는 증권사로 눈을 돌렸지만 수년간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다. 때마침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계열 현대미포조선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에 따라 법적으로 증권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DGB에 기회가 왔고, 마침내 성사시켰다. 이로써 DGB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에 소속된 현대선물, 현대자산운용에다 기존의 DGB생명, DGB캐피탈에 이르기까지 12개 계열사를 보유하면서 지방금융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은행, 보험, 증권을 모두 갖추게 됐다.

물론 이번 인수에는 큰 고비가 있었다. DGB의 주력사인 대구은행은 최근 1년여 동안 내부 분란속에 비자금 조성 파동에다 신입행원 채용비리로 큰 위기를 맞았다. 여기다 구청이 가입한 펀드 손실 대납이란 기상천외한 금융스캔들로 지역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그 과정에서 DGB를 이끌던 회장 겸 은행장은 현재 수감중이며, 여러 간부들이 사실상 강제퇴직되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조사를 받거나 법적 심판대에 설 지경이 됐다.

그룹의 중추인 대구은행은 지역 실물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위상이 높다. 지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가 흔들린다면 지역 금융은 물론 경제마저 굉장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실 서울중심의 시중은행에 맞서 대구은행이 이만큼 온 데는 지역기업, 지역은행을 유달리 사랑한 지역민의 성원이 컸다. 은행의 내부 경영능력 이전에 대구·경북 사람들의 밀어주기와 신뢰가 컸다는 의미다. DGB금융그룹이 전국으로 도약하는 상황에서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또한 이번 증권사 인수와 내부정비는 4개월 전 새로 부임한 김태오 그룹회장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용퇴를 결정해준 DGB 간부들의 희생도 있었다. 그런 만큼 DGB그룹이 전열정비와 함께 대구·경북을 넘어 영남권, 나아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복합금융회사로 거듭날 때 그동안의 고통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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