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자기주도성 기르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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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7 07:49  |  수정 2018-09-17 07:49  |  발행일 2018-09-17 제18면
[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자기주도성 기르기 (3)

적게 노력하고 자신이 얻고자 하는 바를 얻으려 하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내가 노력을 안 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내가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것도 본능에 가깝다. 이런 본능을 긍정적으로 잘 사용하면 더욱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서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이런 본능이 부정적으로 사용되면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데 여러 사람을 희생시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불행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의 모습을 살펴 자녀가 어떤 모습을 보고 자라는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이의 마음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모가 성적 욕심을 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적게 노력하고 쉽게 성적을 얻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아이가 성실해지도록 부모가 유도하고 격려한다면 아이는 성실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은 자명하다. 부모의 성적 욕심과 아이의 게으름이 합쳐져서 학원이나 과외를 보내게 되면 처음에는 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점점 더 게을러지거나 보여주기식 공부를 하게 되고 급기야 거짓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성적 욕심이 지나쳐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선행학습까지 하기 시작하면 십중팔구 아이의 자기주도성은 사라지게 된다.

부모 세대가 겪었던 학원과 요즘의 학원은 좀 다르다. 2000년대 초반 학원 수업료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강사가 많았고 이런 강사가 대우를 받고 돈도 잘 벌었다. 학원 수업료를 강의시간에 비례해서 받도록 규정한 이후부터는 학습효율을 높이기보단 똑같은 내용을 재미있게 오랜 시간 가르치면서 성적이 나오도록 하는 강사가 대접받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학원 규제가 시작되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부모도 선생님도 욕심의 굴레에서 헤어나기 힘든 현실이 펼쳐졌고, 우리의 아이들은 자신이 촘촘한 욕심의 그물망에 걸린 줄도 모르고 학창시절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사교육 악순환의 거미줄에 걸리지 않으려면 먼저 부모가 현실을 직시하고 아이를 기르는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부모 교육이 절실하다. 공교육에서 학부모 교육을 게을리하면 부모는 사교육에서 주관하는 설명회나 교육프로그램을 들을 수밖에 없는 외길로 내몰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이 사교육 의존형이 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학부모 교육에 대한 부분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기르려면 이 한마디를 되새기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지행일치(知行一致). 지행일치란 ‘아는 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 또는 아는 만큼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왕양명이 지식을 사물의 위에 두지 않고 자기의 마음에서 구하고, 지와 행은 서로 병진해야 하며,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진실로 아는 것이 아니고, 진실한 지식은 반드시 실행을 가져오며, 지식과 행위는 항상 서로 표리(表裏)의 관계라고 주장한 데서 유래된 말이다. 진실한 지식은 반드시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 서울대도 ‘진리는 나의 빛(Veritas Lux Mea)’이라는 모토로 진리를 탐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리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진실한 지식을 부모들에게 들려주고 부모는 자녀에게 그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때 자기주도성이 길러짐을 잊지 말기 바란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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