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 셈법 다른 TK 한국당…당협위원장 사퇴 두고 온도차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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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8   |  발행일 2018-09-18 제6면   |  수정 2018-09-18
사퇴 동참 대구의원 한명도 없어
곽대훈 “논의 덜 된 상태서 선언”
당대표 선출 두고도 분열 예상
新계파 등장할 가능성 배제 못해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내에서 분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당이 인적쇄신과 새 당대표 선출을 통해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이른바 ‘정풍운동’을 두고 대구와 경북 의원들 간 입장차와 온도차가 감지된다. 한국당 신임 대구시당·경북도당 위원장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지난 13일 한국당 장석춘(구미을)·송언석 의원(김천) 등 당내 초·재선 의원 14명이 지도부에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촉구하며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무감사를 예고한 김병준 비대위에 초·재선 의원들이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장석춘 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협위원장을 내놓고 새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성명서 형식으로 당협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인적쇄신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실제 사퇴가 아닌 쇼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영남일보 취재진의 지적에 장 위원장은 “진정성있는 행동이었다. 하늘에 맹세코 (성명서 발표 전) 김병준 비대위와 미리 교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홍준표 전 대표의 귀국과도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같은 사안에 대해 곽대훈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사퇴 성명에 동참한 대구지역 의원은 한 명도 없다.

곽 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당협위원장 사퇴 선언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그렇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평가하며 “초선 의원 의견을 다 모아서 사퇴서를 내는 방식으로 했으면 좋았을 텐데, 논의가 덜 된 상태에서 사퇴 선언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내년 새 당대표 선출을 둘러싼 당권경쟁을 두고도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들의 내부 분열이 예상된다. 과거 계파 싸움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들은 크게 ‘친박’ ‘친홍’ ‘복당파’ ‘무(無)계파’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과도기에 신(新)계파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향후 당권경쟁 속에 대구·경북 한국당 의원들의 물밑 갈등이나 기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홍준표 전 대표의 귀국을 두고도 당내에서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한국당 대구 달서구병 당협위원장인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은 현역의원으론 유일하게 홍 전 대표를 공항까지 마중 나갔다. 하지만 한국당 경북지역 한 의원은 17일 “홍 전 대표의 언행이 자꾸 국민에게 가십거리로 안 좋게 비치면서 선거에 영향을 받았다”며 “당원권 정지 기준에 대해서도 홍 전 대표가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 했고 그게 지금 당의 저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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