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성주참외 세계 속으로] (상) 발전의 역사와 현주소

  • 석현철
  • |
  • 입력 2018-09-18   |  발행일 2018-09-18 제11면   |  수정 2018-09-18
자가소비용 작물서 ‘조수입 5천억’ 효자농산물로 ‘괄목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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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주참외는 발전을 거듭해 지금은 성주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이 됐다. 1970년대 중반 농민들이 노지에서 재배한 참외를 수확하고 있다. <성주군 제공>

명품 성주참외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맛과 향, 품질을 자랑한다. 전국 참외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참외산업에서 독보적 우위에 있는 성주군은 지난해 참외 조수입 5천억원 돌파에 이어 농업 총수입 1조원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라 다양한 외국산 과일이 밀려 들어오고 있으며 내년부터 실시되는 PLS(농약 허용물질 목록 관리제도) 등은 성주 참외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성주참외 수출은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0억원 남짓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성주참외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수출 부진의 문제점과 그 해법을 상·하편으로 나눠 분석해 본다.

◆성주 참외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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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헌에선 성주참외에 대한 기록이 없으나 1970년 이후 출간된 자료에선 성주참외에 대한 기록·명성을 확인할 수 있다. 1950년 이전 성주군에선 수박과 참외를 맥간작으로 노지 재배했다. 당시 재배된 참외는 자가 소비됐다. 이후 1957년 수박·참외 직파와 온상육묘를 소규모로 시작했으며 수확한 과실은 대도시와 인근 소규모 시장에 출하됐다. 1964년엔 접목·터널 재배가 시작되고 주된 재배용지가 전에서 답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1967년부턴 일부 농가에서 하우스 육묘를 실시했다. 멀칭 터널재배가 시작돼 수확 시기를 앞당겼다.

성주참외 시설재배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부터다. 특히 낙동강 너머 대구와 다리로 이어지면서 운송비 등에서 유리한 참외 재배가 지역 내 집단재배 형태로 크게 늘어났다.

1974~1981년 정부 새마을 소득증대 사업도 성주참외 산업 발전에 일조했다. 지역 내 참외재배 농가엔 각종 기자재 지원과 세금공제 혜택이 주어졌다. 정부 각종 지원과 농가의 노력으로 대나무 자재 및 PVC 철제 비닐하우스 시설이 갖춰졌다. 밭에서 키우던 참외가 논에서 생산되는 시설참외로 대체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시설참외 농가 급증에 힘입어 인근에 하우스 비닐생산 공장이 들어서고 성주참외원예농협에선 멀칭에 사용되는 터널비닐을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는 등 본격적인 참외산업의 기치를 올리게 됐다. 1979년엔 하우스 보온이 가능해져 참외 조기 재배에 성공했다. 1981년 성주참외 작목회가 구성된 것도 획기적인 일이다. 그동안 축적된 생산재배술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공유해 고당도 단성화 계통의 전면 품종개량이 이뤄지고 삼중 보온비닐 확대 보급을 통해 촉성재배가 가능해졌다. 전체 참외농가 가운데 80%가 참외 연장재배가 정착되는 큰 쾌거를 이룬 것이다.


1950년대엔 소규모 노지 경작
대도시 등과 교통로 이어지며
대규모 집단재배 형태로 발전
공동 브랜드 ‘참별미소’ 도입
품질인증·인지도 상승에 효과

싱가포르·홍콩 등 14개국 수출
유럽 등 공략 체계적전략 필요



1995년 이전까지 대부분의 농가에선 참외재배 때 보온을 위한 부직포 덮기·참외 수확 후 선별작업·참외재배 후 덩굴제거 작업 등 모든 작업이 사람의 손으로만 해결해야 했다. 자연히 일은 힘들었고 작업시간도 너무 많이 소모됐다. 특히 선별 포장 때 고른 선별이 힘들어 판매 때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현장애로 기술개발·연구 사업이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품질 고급화를 위한 신생산기술 도입, 생력화 사업을 위한 기기·시설 시스템 도입, 지표난방 도입에 의한 촉성재배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영농교육 등을 통해 재배환경 개선 및 자동화 시설 증대·품종 개량·출하시기 조절·유통 혁신 등이 이뤄지면서 성주는 명실상부한 국내 제1의 명품참외 생산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명품 성주참외 도약

이처럼 오늘날 성주참외가 ‘명품 참외’로 명성을 누리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선 성주군은 지리적표시제 등록을 통해 명품 성주참외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또 2006년 2월 성주참외특구가 지정되면서 성주참외 홍보관·체험장 설치를 비롯해 생산기술 및 가공식품 개발, 참외 발효과 근절 사업, 유통시설 확충 및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됐다.

이밖에 △성주참외 클러스터사업 △성주참외 탑과채 프로젝트사업 선정 및 품평회 수상 △성주참외 정보화마을 △성주생명문화축제 △성주참외 품질인증 △성주참외수출단지 조성 △성주참외 관련 지식재산권 △성주참외 홍보활동을 통해 성주참외의 탁월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리적·인적 요인과 품질 특성

성주군의 지형상 특징은 서쪽 경계에 위치한 수륜면 가야산(해발 1천430m) 준령을 중심으로 북서쪽으론 주요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겨울에 북서풍을 막아주고 동남쪽으론 평지가 펼쳐져 있어 참외 하우스시설 재배에 안성맞춤이다. 또 가야산 지역 풍부한 청정수를 수시로 공급받을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어 참외 시설재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품질 성주참외 생산을 위해 토양 관리·병해충 방제·착과 관리·수확 후 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전문가에 의한 품질 향상 기술교육과 현장 컨설팅이 시행됐다.

이와 함께 성주참외 유통 시스템 정비와 상품 고급화를 위해 공동브랜드(‘참별미소’)를 도입했다. ‘참별미소’는 상품 품질·선별·유통과정 등을 통해 엄선된 상품에만 부착돼 그 자체만으로 품질을 인증한다. 이와 함께 규격상자를 이용해 성주참외를 널리 홍보, 인지도 상승에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의 성주참외가 있기까지는 무엇보다도 10~30년 이상 축적된 참외재배 노하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재배 농가의 근면성과 혁신 정신도 으뜸 품질 참외 생산에 일조하고 있다. 성주참외 명품 도약은 실험 정신과 신기술 도입의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다수의 성주참외 농가는 참외의 생육 시기에 농약·비료 사용을 최소화해 참외를 재배하고 있다. 성주참외 농가는 무농약·유기농 친환경 재배를 하고 있고, 수확한 뒤에도 우수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GAP)에 등록하는 등 친환경 명품참외 재배를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성주참외 수출 과제

성주군은 오래전부터 성주참외 수출에 모든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참외 수출은 1994년 일본·홍콩을 시작으로 25년의 수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세계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성주군은 참외 수출 확대를 위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인 소비 확대를 위한 판촉행사와 시장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올해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정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기존 아시아 지역 위주 수출 판로에 안주하지 않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 일환으로 프랑스·영국·러시아 등 유럽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성주참외 세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성주참외가 까다로운 외국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지난해 성주참외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싱가포르·홍콩·일본·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14개국에 262.7t(8억6천268만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참외 조수입 5천억원 시장에서 10억원 수출 실적은 보다 공격적인 수출 전략으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성주참외 수출의 장애 요인으론 △수출업자와 참외재배 농가 간 신뢰 부족 △과다한 물류 비용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품목 부재 △대규모 수출 업체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수출 업체 및 수입 바이어들도 수출에 따른 지자체 지원금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원금이 주어질 때만 한시적으로 수출을 했다가 지원금이 바닥나면 수출을 중단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성주=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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