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좋은 이야기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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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8   |  발행일 2018-09-18 제31면   |  수정 2018-09-18
20180918

TV로 뉴스를 보지 않은 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다. 지상파든 종편이든 텔레비전을 통해서는 일부러 세상 소식을 접하지 않으며, 공공장소나 대중시설에서 상시 방영되는 뉴스 방송도 가능하면 멀리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신문도 그렇게 세심하게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역신문과 경제지를 포함하여 4~5개 신문은 매일 접하는 편이다. 오피니언이나 사설에 제법 시간을 할애한다. 가끔 스케줄이 바쁠 때는 신문의 제일 마지막 면부터 거꾸로 몇 페이지를 훑어보기도 한다.

TV나 라디오로 뉴스를 보고 듣지 않게 된 것은 시·청취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모든 소식을 일방적으로 보고 들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특히 보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대개 마음속에 불쾌감만 남기며, 스스로의 행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문도 큰 맥락에서는 뉴스의 내용이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큰 차이점은 기사를 선택해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면부터 빠르게 넘기면서 머리기사만 보아도 정치싸움 이야기인지, 사회 비리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들은 늘 정보의 홍수 속에 묻혀 살고 있다. 비단 방송이나 신문, 잡지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가깝게 세상의 모든 상황과 이야기를 보고 들을 수 있다. 그것은 요즈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쩌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사항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대 차이를 떠나서 주변의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혹시’ 모르면 자신은 슬며시 뒤처진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시절이다.

또한 요즘은 보고 들으면서 언론을 접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뉴스나 여론을 만들어 가는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언론사에 기고하거나 제보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기사를 만들고 여론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문명의 이기가 잘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정제와 절제가 없는 기사이고 여론이기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 정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어쨌든 우리들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뉴스·정보와는 떨어져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소식 중에 과연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얼마나 될까? 또한 그러한 많은 정보가 우리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해가 되는 점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이야기도 있지 않는가.

개인적으로 신문을 읽을 때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첫째, 나쁜 이야기, 싸우는 이야기는 가능한 제목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 신문이야 보도할 의무도 있고 이유도 있겠지만 내가 알 의무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둘째, 대안 없는 비판의 글은 경계한다. 사설이든 칼럼이나 외부 투고이든 이야기를 쓰면서 다른 사람을 비판한다면 반드시 거기에 따른 자기의 의견이 있어야 한다. 대안 없는 비판은 비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좋은 이야기는 반드시 정독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고 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훌륭하신 분’의 인터뷰 기사도 즐겨 읽는다. 그분의 생각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좋은 이야기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우리들도 나쁜 이야기보다는 좋은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주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방송과 신문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더 많이 그려 줄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주관적인 기사와 여론을 만들더라도 좋은 이야기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 세상에는 행복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지라도 대부분 좋은 사람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정홍표 (홍성건설 대표 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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