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모던미술 태동시킨 ‘추상미술의 선구자’ 작품 속으로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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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9   |  발행일 2018-09-19 제22면   |  수정 2018-09-19
막스 아커만 전시회 대구서 열려
2차대전땐 공산주의자로 몰리고
비슷한 경력 작가에 비해 저평가
작품을 통해 철학적 하모니 구현
獨 모던미술 태동시킨 ‘추상미술의 선구자’ 작품 속으로
막스 아커만 작
獨 모던미술 태동시킨 ‘추상미술의 선구자’ 작품 속으로
막스 아커만 작

막스 아커만(1887~1975)은 독일 모던미술의 출발이다. 보데갤러리의 대표 클라우스 디터 보데씨는 “독일 거장들의 숨어있는 배경”이라고 했다.

작품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60여년 전의 작업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동시대 미술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언뜻 한국 추상미술의 개척자인 고(故)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연상되기도 한다. 보데 대표는 “클래식 아트의 힘”이라고 했다.

막스 아커만의 개인전이 대구 앞산 카페골목 부근에 위치한 보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보데갤러리의 한국 분점이다. 본사는 독일 뉘른베르크에 있다.

전시 타이틀은 ‘Music inside the picture’다. ‘그림 속으로 들어간 음악’ 정도로 해석된다. 보데갤러리는 1988년부터 막스 아커만을 선보였다. 막스 아커만 재단과 꾸준히 교류하며 전세계에 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타이틀로만 이해하기에는 막스 아커만의 작품 세계가 엄청나게 넓다. 보데 대표는 “막스 아커만은 음악뿐 아니라 건축, 인체 등 모든 장르를 다 다뤘다”고 밝혔다. 실제 보데갤러리에는 다양한 장르의 추상을 볼 수 있다.

보데 대표는 “독일 작가들은 철학자들이다. 막스 아커만은 시적 언어를 화면에 나타냈다. 작품을 통해 철학적 하모니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막스 아커만은 1905년부터 추상화를 그렸다. 놀랍다.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의 바실리 칸딘스키보다 5년이나 빠르다. ‘현대미술의 태동’으로 봐도 무방하다. ‘독일 추상화의 개척자’인 빌리 바우마이스터, 에른스트 빌헬름 나이와 함께 활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빌리 바우마이스터나 에른스트 빌헬름 나이에 비해 저평가되는 데 있다. 80호 크기의 작품 가격이 1억9천만원이다. 보데 대표는 “빌리 바우마이스터와 에른스트 빌헬름 나이의 작품 가격이 막스 아커만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막스 아커만에 대한 상대적 저평가는 ‘역사’와 관련이 있다. 막스 아커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공산주의자로 몰려 전시를 못했다. 나치는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정부 소유의 국립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떼내기도 했다. 막스 아커만은 나치의 ‘블랙리스트’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폭격으로 작업실이 소실되는 아픔도 맛봤다. 막스 아커만에 대한 조명이 다소 늦어진 배경이다.

보데 대표는 “대구 시민에게 독일 미술의 시초가 누구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독일의 현대미술을 한국에 소개하고, 가장 한국적인 작업을 독일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11월30일까지. 010-6723-3011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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