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 ‘과일보다 건강세트·육류’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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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0 07:36  |  수정 2018-09-20 09:13  |  발행일 2018-09-20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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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김영란법 완화로 올 추석선물은 과일 대신 건강식품이나 정육세트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한 고객이 건강식품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올 여름 폭염이 추석 선물 트렌드마저 바꿨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품선물세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급등한 과일가격 탓에 육류나 생선 세트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옮겨지고 있는 것. 더욱이 김영란법의 선물 한도가 ‘농수산물’과 ‘농수산 가공품’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완화되면서 이런 분위기는 확산되는 상황이다.

1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과 최근 발생한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면역력 증강에 좋은 건강식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 대구지역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달 초부터 16일까지 건강 기능식품과 견과류 세트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와 10%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10만원 이하의 홍삼·건강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렸다.

폭염으로 생산 줄어든 사과·배
작년보다 가격 최대 50% 비싸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발길

‘김영란법’ 선물 상한선 완화로
정육·수산물 판매도 크게 늘어

또 5만원으로 제한되었던 선물 액수가 올해부터 1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이에 맞춘 추석 선물세트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가량 확대했다. 예전에는 20만~30만원대 정육 선물세트가 대부분이었지만, 수입육·양념육·혼합구성 선물세트가 등장하면서 가격이 낮아졌고 중량에 따라 10만원 안팎의 정육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9만9천원짜리 정육세트도 적지 않다.

대구신세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명절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사과, 배의 경우 봄철 냉해와 여름 무더위로 생산량이 20%가량 줄면서 지난 추석보다 가격이 최대 50%가량 높아졌다. 산지가 비교적 가까운 경북지역의 과일세트는 상대적으로 가격 인상폭이 적어 지난해 추석보다 30% 정도 오른 상황이다.

이런 탓에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가격 차이가 크게 없는 수산물과 축산, 그리고 건강세트로 옮겨가고 있다. 덕분에 축산과 수산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6%와 18%, 건강세트는 20% 이상 늘었다.

과일세트의 경우 가격이 급등한 국내산 사과와 배 대신 골드키위(뉴질랜드산), 아보카도, 용과 등을 많이 찾고 있어 열대·수입과일 선물세트 물량도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했다.

보편적인 선물보다 개인 취향에 맞는 특별한 선물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구백화점에서는 이번 추석에 반려동물을 위한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대백프라자 이천빌딩에 입점한 반려동물 뷰티숍 ‘다솜’에서는 수제 간식, 영양제, 목욕용품 세트 등을 별도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3만~5만원대 유기농 또는 친환경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또 반려동물 놀이터와 호텔이 인기를 끌면서 반려동물 호텔이용권도 명절 선물로 내놓았다.

또 개인적 취향에 따라 디퓨저와 친환경 천연 캔들, 보디용품 선물세트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아 대백프라자 보디숍은 4가지 종류의 명절 기획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한데다 김영란법의 선물상한선 완화로 정육세트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특히 올해는 보편적인 선물보다는 개인적 취향을 고려한 젊은 감각의 선물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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