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삼성투자와 남북철도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09-20 00:00  |  수정 2018-09-20
20180920

 삼성은 지난 8월8일 ▲신규투자 확대 ▲청년일자리 창출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 ▲상생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3년간 국내 130조원, 국외 50조원 등 모두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는 계획이다. 실현되면 직접 채용만 4만명, 직·간접 고용효과는 7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엔 25조원을 쏟아 붓는다.
 

통일부는 8월21일 남북 철도·도로 협력과 관련해 북한 현지 공동조사 및 점검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개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8·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철도와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다룖고 밝힌 바 있다. 남과 북이 남북철도로 관심을 갖는건 경의선과 동해선이다. 이들 철도를 현대화하기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이 2차 회의를 갖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남북철도는 TK(대구·경북) 입장에선 위기이자 기회다. 우선 GM군산공장이 문 닫으면서 나오고 있는 삼성의 군산 투자설이다. 실제로 군산에선 삼성이 전장부품산업에 투자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군산상의는 노골적으로 삼성 투자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군산을 비롯한 전북지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투자 요청에 삼성이 매몰차게 '나몰라라' 하기란 부담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삼성의 군산 투자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만약에 삼성이 군산에 전장산업 투자를 결정한다면 이를 TK에서 마냥 바라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삼성이 무려 130조원을 들이 붓는데 TK에선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대구시와 경북도 차원에서 시민들과 더불어 삼성의 TK 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필요하다면 지역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도움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의 TK 투자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GRDP(1인당 지역내총생산) 만년꼴찌인 대구 경제를 회생시키는데도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해선의 경우 남쪽에선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경북도는 올해 1월 포항~영덕간 철도를 개통했다. 포항~삼척간 철도건설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포항에서 삼척까지 총연장이 166.3㎞에 달하는 동해선은 오는 2020년 개통 예정이다. 동해선은 동해안 축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간선 철도다. 남과 북을 연결하는 한반도종단열차(TKR)의 초석으로써 손색이 없다. 남북 철도 건설이 급물살을 타면 시베리아를 너머 유럽까지 진출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도 연결될 수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광 물류 수송의 시발점이자 세계 비즈니스 중심축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그래서 나온다.
 

특히 포항지역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방경협 시대가 열리면 포항항(영일만항·포항신항)은 북방물류의 거점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까지 열리는 시대다. 북방경협은 한낱 '그림의 떡'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미래다. 삼성의 130조 투자와 동해선 건설 사업을 반드시 TK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강봉성<봉성BS도시개발 대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