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불개미 이어 ‘독거미’…검역망 뚫렸다

  • 민경석
  • |
  • 입력 2018-09-22 07:21  |  수정 2018-09-22 08:26  |  발행일 2018-09-22 제1면
대구 공군부대서 1마리 발견
미국산 ‘서부과부거미’ 추정
물리면 호흡곤란 사망 위험도
20180922
지난달 31일 대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군수물자 하역 중 발견된 서부과부거미(왼쪽)와 지난 17일 대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이용득 의원실 등 제공)

이번엔 미국산 맹독성 거미가 대구 한 공군부대에서 발견됐다. 지역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붉은불개미 수백 마리가 발견돼 환경당국이 대규모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맹독성 외래종 출현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은 “지난달 31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내부에서 미국산 탄약을 하역하던 중 ‘서부과부거미(L.hesperus)’로 추정되는 외래종 거미 1마리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발견 당시 거미는 밀폐된 컨테이너 밖에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거미는 암컷으로 여름철에 200~300개의 알을 포함한 알집 여러 개를 만든다. 야외의 돌·나무조각 밑이나 지하실 등의 어둡고 습한 곳에서 주로 서식하며,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실내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서부과부거미를 국제질병사인분류에 ‘접촉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독성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실제 이 거미의 반수치사량(1㎏의 동물을 죽이는 데 필요한 독의 양)은 0.64㎎/㎏에 달한다. 최근 발견된 붉은불개미(8㎎/㎏)보다 12배가량 강한 수치다. 반수치사량은 수치가 낮을수록 독성이 강하다. 서부과부거미에 물리게 되면 경련과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고 드물게는 질식으로 인한 사망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한국의 경우 과부거미 속에 포함된 2종을 2016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지만, 여기에 ‘서부과부거미’는 빠져 있다”면서 “이번 일로 ‘위해우려종’에 대한 검역시스템의 부실함이 확인됐다. 조속한 사실 공개와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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