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살려달라”“시민복지 막지말라” 구미 대형 시립볼링장 건립 갈등 확산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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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2 07:20  |  수정 2018-09-22 07:20  |  발행일 2018-09-22 제5면
경영자協 청와대 국민청원 접수
동호인회 “무조건 반대, 이기적”
시의회 이달말 본회의 안건 상정

[구미] 구미에서 시립볼링장 건립을 둘러싼 갈등(영남일보 7월16·23일자 보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시립볼링장 건립을 반대하는 구미볼링장경영자협회(이하 볼링장협회)는 “소상공인을 살려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을 했다. 반면 구미지역 볼링동호회원들은 “이기적인 처사”라며 볼링장 건립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볼링장협회 회원 A씨는 지난 17일 ‘구미시 소상공인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볼링장협회는 구미지역 볼링장 업주들이 결성한 비공식 단체다. A씨는 청원에서 “구미시는 2020년 전국체전을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대형 시립볼링장을 지으려고 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볼링장 업주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었다. 우리도 세금을 내는 시민인데 왜 구미시를 위해 희생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또 “대형 시립볼링장이 들어서면 기존 소규모 볼링장 10곳은 폐업할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로 구미지역 소상공인이 어려움에 처했는데도 구미시는 거액을 들여 전국에서 둘째로 큰 볼링장을 지으려고 한다. 우리 영세업자와 같이 일하는 직원 300명이 길거리에 내몰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볼링동호인을 비롯한 상당수 시민들은 “시민 복지 혜택을 왜 막느냐”고 맞서고 있다. 볼링동호인 B씨는 “10여년동안 시설 투자 등 노력은 하지 않다가 이제서야 손님을 뺏길까봐 무조건적 반대를 하는 것은 이기주의”라며 “시립볼링장 건립을 통해 볼링이 더욱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호인 C씨는 “대부분의 시민은 저렴하고 시설이 좋은 곳에서 볼링을 즐기길 원한다. 볼링장 종사자 300여 명 때문에 43만 구미시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밖에 공인 볼링장 건립으로 전국대회를 유치할 경우 음식점·숙박시설 등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편 시립볼링장 건립과 관련해 구미시의회가 청원을 접수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소속 구미시의원 2명은 지난달 말 볼링장협회의 ‘시립볼링장 건립 반대’ 주장을 받아들여 주민청원으로 접수시켰다. 시의회는 오는 28일 열리는 본회의 때 이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일부 볼링동호인은 최근 ‘시민을 위한 시의원이냐, 볼링장 업주를 위한 시의원이냐’는 현수막을 구미시내에 내걸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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