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산자연중학교의 자랑 ‘어르신 색소폰 연주단’ 두 번째 무대 위해 ‘주경야주’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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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3   |  발행일 2018-10-03 제10면   |  수정 2018-10-03
영천 산자연중학교의 자랑 ‘어르신 색소폰 연주단’ 두 번째 무대 위해 ‘주경야주’
영천 화북면 오산리의 색소폰연주단이 지난 8월25일 마을에서 열린 대구교육대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의 여름문학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영천 화북면 오산리의 산자연중학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 대안중학교로, 4회 졸업생을 배출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교생은 66명으로 전국에서 모인 학생과 지역 출신 1명, 자매결연으로 몽골에서 온 학생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외지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들 학생의 인성교육을 위해 학급별로 마을 어르신을 인성 담당교사로 위촉, 운영하고 있다. 인성전담교사는 마을 이장의 추천과 공개 모집한 전직 공무원, 수필가, 농부(5명)로 구성돼 있다. 매주 화요일에는 학생들이 마을에 있는 전담교사 집을 찾아가 교육을 받고 있으며, 목요일엔 인성교사들이 학교를 찾아 교실에서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예절과 명심보감·삼강오륜·논어 등을 배우며, 마을과 학교 간의 교류는 물론 세대 간의 소통으로 마을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라는 게 학교 측의 전언이다.

산자연학교는 2016년 7월부터 수학여행 대신 1년에 두 차례 어르신과 학생들이 함께 안동 하회마을, 영주 선비촌 일대, 영화관을 탐방한다. 어르신에게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에게는 가정의 소중함과 예법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문화 탐방땐 학생들이 손자손녀처럼 어르신의 손을 꼭 잡고 길을 안내해주며, 넘어질세라 보호자 역할을 의젓하게 해 어르신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 학교의 또 하나 자랑거리는 마을 어르신들로 구성된 색소폰 연주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학교 측은 지난해 초 마을 어르신들의 ‘색소폰을 배우고 싶다’는 요청에 평생교육 차원에서 색소폰 연주단인 ‘마을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지난해 1기 색소폰 연주단에 이어 올핸 2기도 운영하고 있다.

이주영 산자연학교 교감은 “마을 단원들의 연세는 53~71세로 ‘주경야주(晝耕夜奏)’를 한다. 매주 한 차례 저녁시간대 4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 성실함 등 학생들이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색소폰 연주단은 요즘 산자연학교 오케스트라와 함께 두 번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영천학생문화회관에서 학생들과 첫 무대를 가진 후 자부심을 갖게 됐고, 무대 공포증도 조금 사라졌다고 했다.

이 교감은 “학생들과 마을 연주단이 많은 사람에게 음악으로 감동을 주면서 ‘하면 된다’는 용기를 전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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