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숙‘논문 표절’…경북대 교수들, 몰랐나? 눈감아줬나?

  • 노진실
  • |
  • 입력 2018-10-10   |  발행일 2018-10-10 제4면   |  수정 2018-10-10
학위 수여과정 전면조사 요구도
裵 “깊이 사죄…학위 반납하겠다”
시민단체 등선 “의장직 사퇴해야”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의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영남일보 10월8·9일자 보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학위를 수여한 경북대 대학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당시 학위 수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또 다른 유사 사례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9일 영남일보가 입수한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의 2010년 논문 인준서에는 경북대 교수 3명의 직인이 찍혀 있다. 이들 교수 3명은 배 의장이 제출한 ‘임윤지당의 성리철학에 나타난 평등사상’이라는 제목의 정치학 석사 학위 논문을 인준했다. 문제는 해당 논문이 타인이 기존에 쓴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에 따라 당시 논문 인준 도장을 찍은 교수들이 논문 표절 사실을 몰랐거나, 알고도 눈감았다는 두가지 가능성에 모두 도달할 수 있다.

경북대 한 관계자는 “교수들도 논문 표절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당시엔 논문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지 않아 논문 표절을 확인하기 힘들었다”고 해명하며 전자 쪽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배 의장은 물론 대학 측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혹여나 대학 측에서 학위 장사 등을 한 일은 없는지, 학위 수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전면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배 의장은 자신의 논문 표절 논란이 사실로 밝혀지자,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학위 반납 의사를 밝혔다.

배 의장은 사과문에서 “저의 석사 논문으로 인해 시민께 많은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고개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석사 학위 논문에 대한 열정에 비해 논문 작성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연구 윤리기준을 충실하게 지키지 못한 점을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고, 학위나 논문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석사 학위는 즉시 반납하겠다. 앞으로 한치 부끄럼 없는 의정활동을 통해 더욱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에는 의장직 사퇴 여부에 대한 입장은 담겨 있지 않았다. 배 의장의 석사 논문이 최종 표절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배 의장의 의장직 사퇴를 요구해왔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