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특성에 맞는 전략산업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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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혁식기자
  • 2018-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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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이 살길은…

“성주참외·의성마늘처럼

최고 상품으로 평가돼야”

조선 개국 이래 600년 넘게 좁은 국토에서 다져진 서울 중심의 시장을 지금 와서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주 시장이 한 예다. 1973년 박정희정부는 소주 시장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자도주(自道酒) 구입제도’를 시행했다. 한 개 도(道)에 하나의 소주업체만을 허용하고(1도 1사), 해당 지역의 주류도매업자는 해당지역 소주(자도주)를 50% 이상 구입하도록 했다. 이런 ‘칸막이’가 있었음에도 서울과 경기를 연고지역으로 한 진로는 ‘전국구 소주’로 통했고, 대구의 금복주를 비롯한 비수도권 소주들은 ‘지방주’로 간주됐다. 이 제도가 1996년 위헌판결로 폐지된 이후 전국의 소주 시장은 무한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50%, 강원도 경월소주의 후신인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16%로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지역민들의 ‘서울행(行)’ 발걸음을 줄이기 위해선 대구와 경북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 대구 업체와 경북 상품이 ‘시장 최고’로 인식될 때 지역에서도 전국으로 판로가 열리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돼 주민들이 안심하고 경제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최고로 평가되는 ‘성주 참외’와 ‘의성 마늘’ 재배 농가가 성주와 의성을 지키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70년 역사를 가진 대구의 안경산업이 지향하는 목표도 이와 비슷하다. 국내 안경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대구에 위치해 있고 안경테 수출의 90%를 대구 업체가 차지해 안경은 대구의 대표산업이다. 하지만 ‘대구 안경’이 소비자 사이에 최고제품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역특구법 개정안’도 서울 중심의 시장 구조를 깰 수 있는 새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법 개정 내용이 발효되면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에선 광범위한 규제특례가 적용되는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되는 길이 열린다. 시·도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선택해 지역전략산업으로 키우면 시장 최고의 산업과 상품이 비수도권 곳곳에서 태동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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