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차기 대구은행장, 은행 퇴직인사도 고려한다”

  • 최수경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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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1   |  발행일 2018-10-11 제22면   |  수정 2018-10-11
(DGB금융그룹 회장)
“현직임원 중엔 자격 충족자 없어
검찰수사·재판 퇴직자 상황 주시
앞으론 CEO 자체적으로 키울 것
지주회장-행장 겸임은 원치 않아”
20181011
DGB혁신센터 전경과 IT기획부, IT신사업부 사무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DG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선진화방안의 핵심쟁점은 현재 6개월째 공석인 DGB대구은행장을 언제, 그리고 누구를 뽑을 것이냐이다.

지배구조 개선안에는 지주사가 산하에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 은행장 등 자회사 CEO 추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혀있다. 이와 관련, 김태오 DGB금융그룹회장이 10일 말문을 열었다.

결론적으로 행장감은 지역사회 및 은행 안팎 정서를 감안, 대구은행 출신 중에서 찾기로 했다. 이에 현직 임원 중에는 자격요건 충족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 우선 수성구청펀드손실보전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 중이거나 재판(항소심)이 진행 중인 퇴직인사와 자회사 사장출신 퇴직 인사들의 향후 거취를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론 CEO육성프로그램을 가동, 임원을 자체적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은행 퇴직인사 중에도 적임자 추천이 힘들 때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 지주회장의 행장직 겸임 가능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 회장은 이날 ‘DGB혁신센터’(대구 동구 봉무동)에서 지배구조개선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은행장 자격요건은 △임원경력 5년 이상 △마케팅·경영관리업무 총괄 경험자 △은행외 그룹내 타 금융사(지주사 및 자회사) 임원 경력자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최근 인적쇄신 작업 등으로 현직 중엔 이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이들이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당장은 채용비리 및 수성구청펀드손실보전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이 진행 중인 퇴직인사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퇴직인사 중 자회사 사장 경력이 있는 이들도 후보에 들 수 있다”고도 했다. 자격요건을 갖춘 행장 후보감은 5명으로 압축된다. 늦어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이들의 수사 및 재판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게 김 회장의 의중이다.

만약, 선고 및 수사결과가 금융사 임원결격 사유에 해당되면 지주 및 은행 사외이사들과 협의, 한시적으로라도 새 행장을 뽑을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은행 안팎에선 보고 있다.

실제 이날 금융지주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퇴직자 중에도 적임자가 없다면 이번 차기 행장 선임건에 한해 한시적으로 임원경력 자격요건을 5년→4년으로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했다. 지주사도 행장자리를 오래 비워두기는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지주사 측은 임원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앞으론 자회사 CEO육성을 위해 임원육성프로그램(HIPO)을 가동키로 했다.

CEO 임기만료 전 약 3~6개월 전부터 미리 외부평가단 및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 리스트 압축 및 검증작업을 하겠다는 것. 정황상 이 시스템은 적어도 이번 차기 행장선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새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따르면 현재 은행 임원(상무 또는 부행장보 이상)이 부행장 및 타 금융사(자회사) 사장을 맡으려면 최소 2~3년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이 경우 행장 경영공백 해소차원에서 지주회장 행장 겸직 의견이 자연스레 개진될 수 있어 오히려 조직이 시끄러워질 개연성도 높아진다. 김 회장은 행장 겸직 가능성에 대해선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으로 지주사의 업무부담이 크고, 은행의 경우 책임질 일도 많다”면서 “이사회에서 겸직을 제안할 경우, 고민은 해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론 겸직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 4월 이미 지주회장과 행장이 분리된 상태고, 또 지주회장이 행장까지 겸직하면 괜한 구설에 올라 조직이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한시적 행장 겸직 여부도 행장 자격요건 완화문제와 함께 양측 사외이사들 간의 협의로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날 지주사는 사외이사제 개편안에 대해선 현행 지주, 은행 각 5명이 부족하다고 판단, 2명씩을 추가로 선임키로 했다. 새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 지주사는 전문성 강화차원에서 기존 회계, 법률 분야 외에 금융실무·IT 및 디지털 전문가가 추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 사외이사 추천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 인선자문위원회’가 맡게 돼, 활동의 독립성은 확실히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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