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효과 큰 6차 고부가산업…국내 시장규모 3조원 넘어서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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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6 07:22  |  수정 2018-10-16 07:22  |  발행일 2018-10-16 제3면
■ 경북 새 성장동력은 馬산업
지역 1천252두 사육‘전국 3위’
승마 치우쳐 일자리창출 미흡
연관산업 육성 잠재력은 충분
강원처럼 중장기 계획 세워야
고용효과 큰 6차 고부가산업…국내 시장규모 3조원 넘어서
구미 낙동강 승마길에서 동호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천경마공원 조성사업 본격 착수를 계기로 경북도가 말산업 육성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장기 마스터플랜도 하루빨리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영천경마공원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얼핏 보면 훗날 경마장만 운영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말산업 전체를 놓고 보면 경마공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말산업은 1차 산업인 생산·사육에서부터 2차 산업인 마장구 설비제조, 3차 산업인 승마 관광 등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6차 산업이다.

◆2020년 말산업 3조6천억원 규모

지난해 말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산업 서비스에 종사하는 인원은 모두 1만6천261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천5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제주(2천890명)·서울(2천338명)·부산(1천645명)·인천(566명)·충남(516명)·경북(483명) 순이다.

말산업 전문가들은 단순히 말과 관련된 직접 종사자가 1만6천여 명일뿐 경주마·승용마·비육마 관련 사료를 비롯해 약품·음료 판매, 스크린 승마장 등 간접 산업까지 포함하면 고용 인원은 2~3배 이상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이를 반영하듯 2016년 기준 국내 말산업 규모는 약 3조4천221억원으로 단일 축종으로선 상당히 큰 규모다. 마사회는 말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3조6천500억원으로 확대해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기여도를 높일 계획이다.

◆말 3마리에 일자리 1개

말산업은 3마리의 말이 1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로 고용 효과가 크다. 가장 대표적인 게 승마 분야다. 야생의 본능이 있는 말이나 경주마를 승용마로 ‘순치’시키는 데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 순치는 말과 사람의 친화를 위한 과정이다. 사물에 대해 말이 놀라거나 거부하지 않도록 끌기연습·다리들기 등 훈련을 통해 승마용 말로 육성하는 것이다. 경주마는 보통 2세에 데뷔해 6~7세에 은퇴하지만 평균 수명은 25~26년이다. 경주마를 순치시키면 승용마가 급격히 늘어나고 전반적인 승마 접근 비용이 낮아진다. 순치작업은 전문 기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말산업 전문 인력 양성과 고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체험 승마 인구도 2014년 81만1천672명에서 2015년 87만3천380명, 2016년 93만8천422명, 2017년 94만8천714명으로 꾸준한 성장세다. 이들 국내 승마인구 상당수가 수도권·제주도에 분포해 있는 만큼 대구·경북의 승마 인구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승마뿐만 아니다. 비육마 사육, 마유·마분, 말고기 등 말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식육 연관 산업에서도 고용 효과가 탁월하다.

◆말산업 마스터플랜 절실

이처럼 말산업은 경북 발전을 이끌 핵심 먹거리다. 그런데도 경북도는 영천경마공원 본격 착수를 계기로 마련해야 할 말산업 장기 프로젝트에 대해 손을 놓다시피하고 있다. 말산업을 총괄할 전담부서조차 없다.

경북지역엔 197개 사업체에서 1천252두의 말을 사육하고 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3번째로 많은 사육 두수지만 고용 인원은 483명에 머무른다. 이에 대해 말산업 전문가들은 “경북 말산업이 사육·승마에 치우쳐 있고, 부가가치가 높은 연관 산업으로의 확산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육 두수가 435두에 불과한 강원도는 말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이미 ‘강원도 말산업 육성 중장기 계획(2017~2026년)’을 수립했다. 강원도는 그 일환으로 말산업 저변 확대 사업을 통해 도민에게 승마 강습비 일부를 지원하는 등 장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말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말산업 전문가들은 “경북도가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경북의 말산업이 크게 성장할지, 아니면 경마장 한 곳으로 만족해야 할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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