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 보험금 타내려 어머니와 공모, 아버지 청부살해 시도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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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6   |  발행일 2018-10-16 제8면   |  수정 2018-10-16
빚진 30대 아들, 교통사고 부탁
사고당한 아버지 중상에도 생존
이번엔 어머니가 “나를 해쳐라”
또 사고 계획했지만 미수 그쳐
공모자가 경찰에 신고해 ‘덜미’

대구에 사는 A씨(34)는 지난해 암으로 부인을 잃고 2억7천만원의 큰 빚을 지게 됐다. 1년 만에 새로운 여성을 만나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신혼집 마련은커녕 채무 청산도 막막했다. 이 같은 사정을 알고 있던 어머니 B씨(63)는 지난 6월 A씨에게 극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고 사망 보험금을 타자는 제안이었다.

고민 끝에 A씨는 어머니의 제안을 실행에 옮겼다. ‘고액 알바’를 시켜주겠다며 C씨(43)를 끌어들인 A씨는 승용차로 아버지를 치어줄 것을 부탁하며 선수금 명목으로 95만원을 건넸다. 이어 이들은 지난 6월22일 울진 한 도로에서 아버지를 상대로 고의 교통사고를 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아버지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고도 살아남았다.

범행에 실패하자 어머니 B씨는 더욱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자신을 죽이고 보험금을 타라고 부추긴 것.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6억6천만원에 눈이 먼 A씨는 다시 구직 홈페이지를 통해 공범 D씨(32)를 꼬드긴 뒤 ‘예행연습’까지 벌였다. 하지만 범행은 또 실패했다. 지난 8월5일 술에 취한 어머니 B씨가 당초 약속했던 차로가 아닌 반대 차로에 서 있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두 모자의 범행은 D씨의 신고로 들통났다. 범행을 다시 시도할 것을 종용하자 압박감을 느낀 D씨가 경찰에 “청부살인 의뢰가 들어왔는데 의뢰인이 오히려 나를 죽이려 한다”면서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 대구 동부경찰서는 15일 A씨와 어머니 B씨, 공범 C씨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D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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