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사진 결합 vs 회화 평면성 강조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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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7   |  발행일 2018-10-17 제24면   |  수정 2018-10-17
내달까지 임선이·유정현 2인전
임, 종이 9천장 손으로 커팅 작업
유, 물감 특성 자유자재로 조절
조각·사진 결합 vs 회화 평면성 강조
임선이 작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임선이 작가의 사진과 유정현 작가의 회화가 그렇다. 알고 보면 새롭게 다가온다. 물론 작업 방식을 몰라도 상관이 없다. 여행을 하는 것처럼 발견하는 묘미가 있다.

임선이, 유정현 작가 2인전이 대구 수성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상가에 위치한 021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임선이 작가의 사진 작업은 신비롭다. 얼핏 안개에 싸인 고대 도시의 유적지같은 인상을 준다. 작가의 작품은 조각과 사진의 결합이다. 서울 인왕산과 남산이 모티브다. 작가는 종이를 쌓고 등고선을 따라 칼로 잘라 종이 조각을 만든다. 사진 작업은 종이 조각을 색다르게 연출해 찍은 것이다. 작가의 남산 사진에는 종이 9천장이 사용됐다. 종이 9천장을 쌓아놓고 손으로 ‘커팅’했다. 인왕산 작업은 거대한 협곡처럼 보인다. 작가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시간의 의미도 흥미롭다. 작가는 쌓은 종이를 수직으로 자름으로써 시간을 단절시켰다. 작가의 사진에 과거와 현재, 미래가 동시에 보이는 배경이다. 작가의 석고 평면도 볼 수 있다. 단순하지만 깊이감이 느껴지는 작업이다.

유정현 작가는 물감을 만들어 쓴다. 홍익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 시절 물감을 직접 제작해 사용하는 것을 배웠다. 안료와 미디어를 섞는다. 작가의 작업 방식도 남다르다.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고 뒤섞어서 지워내고 다시 그린다. 이미지를 만들고 놓고 지워낸다. 붓과 손을 모두 사용한다. 회화를 촉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는 “흔적들을 그려낸다”고 표현했다. 탈재현에 대한 고민이자, 회화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작업이다. 11월28일까지. 010-4817-2681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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