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원정대’ 다섯 사나이 가족 품으로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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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8 07:11  |  수정 2018-10-18 08:28  |  발행일 2018-10-18 제2면
서울시립대 합동분향소 추모 발길
영정 속 김창호 대장 등 환한 미소
19일 오후 산악인葬으로 영결식

고(故)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대원들의 시신이 17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김 대장과 그가 이끌던 산악인들의 시신은 이날 오전 5시15분쯤 대한항공 KE 69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오전 6시22분쯤 식량·의료 담당인 이재훈 대원의 시신이 가장 먼저 운구됐고, 임일진 촬영감독, 장비 담당 유영직 대원, 정준모 한국산악회 이사, 김 대장 순으로 운구를 마쳤다.

시신이 운구되자 유가족들은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했다. 유가족은 거주지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겨 장례를 치른다. 김 대장과 임 감독·정 이사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 유 대원은 의정부 추병원, 이재훈 대원은 부산 서호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대장과 임 감독·정 이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은 오전까지 차분하게 조문을 준비하는 분위기였다. 김 대장과 임 감독·정 이사의 시신은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8시15분쯤 차례로 서울성모병원에 도착했다. 영정 속 김 대장은 오른손을 들고 미소 짓고 있었다. 생전에 고인을 후원했던 LS 구자열 회장과 고인이 졸업한 영주제일고(옛 영주중앙고) 동기회에서 보낸 조화도 영정 옆에 놓였다.

이날 대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대강당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대강당은 오전 8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원정대 5명의 사진이 꽃에 둘러싸인 채 나란히 놓였다. 사진 속에서 대원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대원들의 사진 곁에는 푸른 바탕에 흰 글씨로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고,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당 대표와 장관들, 엄홍길 대장 등 산악인들이 보낸 조화가 곁을 지켰다. 강당 외부에도 영남대·계명대를 비롯해 전국 주요 대학과 각 지역 산악회의 근조화환이 분향소 앞을 가득 메웠다.

이날 서울시립대 교수, 직원과 학생들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김창호 대장과 대원들을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서울시립대 경제학부의 학생회 대표 A씨는 분향소 방명록에 “같은 학과의 후배로서 시대인으로서 선배님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한 교수는 “산을 그리며 산을 닮아가시던 창호형, 먼 곳에서 편히 계시길 기원한다”며 고인을 기렸다.

한편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는 9월28일부터 네팔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산군 구르자히말 남벽 직등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12일 해발 3천500m에 차려진 베이스캠프에서 사고를 당해 5명 모두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특히 김 대장은 예천 덕율초등과 감천중학교, 영주중앙고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전해지면서 동문은 물론 많은 지역민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또 유 대원과 정 이사 역시 대구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정대에서 장비를 담당한 유 대원은 고교 졸업 후 목수로 일하면서 꾸준히 등반 활동을 해왔으며, 정 이사는 영남대 산악회 출신으로 한국산악회 후원에 앞장섰다. 포항의 밸브업체 대표이기도 한 정 이사는 등반대를 격려하기 위해 베이스캠프에 들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울시립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는 이날부터 영결식이 치러지는 19일 정오까지 운영되며, 산악 단체들은 19일 오후 2시 같은 자리에서 산악인장으로 합동영결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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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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