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립고, 교사 연애금지령 어기면 사직 강요”

  • 정재훈
  • |
  • 입력 2018-10-18   |  발행일 2018-10-18 제5면   |  수정 2018-10-18
대구교육청 국감…비위행위 집중 공세
이사장 아들의 출제실수 은폐하려
500여명 학생 성적 삭제 주장도
“대구 사립고, 교사 연애금지령 어기면 사직 강요”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대전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 강원도교육청, 경북도교육청, 충남도교육청, 충북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은희 대구교육감(맨 오른쪽)·임종식 경북도교육감(앞줄 왼쪽 셋째) 등 각 교육청 교육감들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사립학교의 세습 채용 논란(영남일보 8월24일자 등 보도)이 국정감사에서 또 한번 불거졌다. 또한 대구지역 사립고교에서 이사장 아들(해당 학교 교사)의 출제 실수를 감추기 위해 500여명의 학생 성적을 일괄 삭제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대구지역 사학의 비위 행위가 도마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구-남구)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대구·경북·대전·충남 등 지역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역 사학의 교직원 채용 비리 문제를 지적했다. 곽 의원은 “지난해 대구에서 가장 많은 49건의 교원채용 비리가 발생(전국 63건)했다. 최근 2개의 대구 사립재단에서 전현직 교직원 자녀 20여명이 교사와 행정직원으로 채용됐다는 비리 의혹으로 교육청 감사가 진행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곽 의원은 대구시교육청이 2012년부터 교원 위탁채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 내 17개 학교법인은 한번도 위탁채용을 진행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위탁 채용을 적극 주문했다. 그는 “내년 대구지역 사립학교 교원 채용인원은 모두 위탁채용할 계획이지만 실제로 일괄 위탁은 1개 사학에 불과했다. 나머지 사학(16개)도 1차 필기시험만 위탁하는데 그쳤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대구지역 한 이사장 아들 관련 비리 의혹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대구지역 사립 A공고에서 이사장 아들인 허모씨의 시험문제 출제 오류를 덮기 위해 평가방법을 변경하고 기말고사까지 친 학생들의 성적을 모두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장학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조치로 시험을 잘 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한 학생의 인생이 바뀔 수 있는 문제이며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은희 대구교육감에게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담당자가 학부모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공동체로 보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질책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의 A공고는 이외에도 이사장과 교장이 교사들에게 연애금지령을 내리고, 이를 어기면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금지령을 어길 경우 퇴사를 강요하고, 교사의 부모를 만나 헤어질 것을 강요했다는 제보도 있다”며 “이는 심각한 교사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교사에게는 학기 중 임신과 출산을 금지한다는 각서를 강요했다는 제보도 있고, 출산휴가를 주지 않아 어떤 여교사는 울면서 사정해 겨우 허락을 받았다는 제보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은희 교육감은 “5월부터 2개월간 집중감사를 실시했지만 사실로 확인된 것도 있고 진술이 서로 다른 부분이 있다”며 “현재 수성경찰서에서 수사 중이고 결과가 나오면 미진한 부분을 시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